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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작가가 말하는 강호동이 '탑'인 이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12. 24.




<황금어장>에서 살진 웃음을 건져내는 '어부', <무릎팍도사>의 물오른 게스트를 물어오는 ‘호객꾼’, <라디오스타>로 웃음의 볼륨을 키우는 '확성기' 최대웅 작가(38)가 2009 한국방송작가상(예능 부문)을 수상했다. 4년여 동안의 ‘웃음 감옥’에 대한 보답을 받은 셈이다.


군대 시절에도 국군홍보지원단에서 작가생활을 해서 ‘작가사병 1호’을 기록했던 베테랑 작가인 그가 게스트를 섭외하고 질문을 짤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진정성’이다. 진정성 있는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값진 웃음’을 이끌어내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있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그는 게스트에 대해서 철저히 연구한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게스트를 충분히 파악한 후, 세 가지 사항에 해당하는 질문을 뽑아낸다. 하나는 게스트가 부담스러워하는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게스트가 신나하는 질문이며 마지막 하나는 게스트에 대해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에 대한 질문이다.


앞으로 청룽(성룡)과 같은 월드 스타를 불러오고 싶다는 최 작가는 수상 소감을 <무릎팍도사>와 <라디오스타>을 통해 터득한 인생의 진리로 갈음했다. 그는 “<무릎팍도사>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인생의 고비에 좋은 스승을 만나 극복할 수 있었다. 나도 방송계의 좋은 선배들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라디오스타>의 MC들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나의 동료들도 그렇게 서로를 믿어주면서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최대웅 작가가 말하는 강호동은?

"씨름 선수는 샅바를 잡는 순간 상대방 몸의 움직임을 가늠하고 5~6가지 기술을 시뮬레이션 해본다고 한다. 강호동은 토크쇼에서도 그런 순발력을 발휘한다. 토크쇼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순발력과 체력을 모두 지닌 강호동은 그런 의미에서 난공불락인 셈이다.

(이 부분에서 얼마 전 '투수의 판단력'에 대해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투수는 공을 던질 때 감독의 요구와 타자의 반응, 팬들의 기대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던진다는, 그래서 투수 출신이 직관적 판단력이 좋다는...)


- 유세윤과 우승민의 존재는?

유세윤은 차세대 MC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본다. 기센 MC와 기센 게스트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건방진' 캐릭터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승민은 무릎팍도사의 '변수'다. 재야세력같은 그가 툭툭 던지는 말에 의해 예측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곤 한다.


- <무릎팍도사>에 또 다른 '정상'인 유재석을 불러보고 싶지 않나?

사자와 호랑이를 한 우리에 넣지는 않지 않나. 품앗이 개념으로 둘이서 서로의 프로그램에 출연해주는 것 이전에는 어려울 거이라고 본다.


- 가장 불러보고 싶은 게스트는?

앞으로는 해외 스타에도 도전하고 싶다. 먼저 성룡을 불러보고 싶다. 성룡은 전에 보니까 한국말을 좀 할 줄 알더라. 토크쇼에는 교감이 중요한데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안젤리나 졸리나 비욘세 놀즈 등도 불러보고 싶다.
국내에서는 조용필 선생님을 한번 모셔보고 싶다. 워낙 노출을 잘 안 하시니까. 안 나온다 하더라도 괜찮다. 우리에게 지향점이 남아있는 것이니까. 넘을 산이 있다는 것은 긴장을 유지할 수 있어서 좋은 일이다.


주> 아래에 최대웅 작가 인터뷰 추가합니다.


- 올해 최고의 게스트로는 누구를 꼽겠나?

그것은 연예인들이 삐칠 수 있어서 말하기 힘들다. 내년 장사도 해야하니까. 다만 시청자 반응으로 볼 때 안철수 한비야 편이 좋았던 것 같다. 끝나고 나서 반응을 보면 시청자들은 입담 좋은 사람보다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을 선호한다.

- ‘무릎팍도사’는 질문이 좋은 것 같다. 질문은 어떻게 만드나?

방대한 양의 자료를 분석한다. 쓴 책이 있으면 책도 다 읽고. 그리고 사전인터뷰를 진행한다. 사전 인터뷰를 해보고 미관이 찌푸려지는 등 싫어하는 기색이 보였던 질문, 신이 나서 대답한 질문, 보도된 내용과 사실관계가 달랐던 답변을 했던 질문은 반드시 방송에서 다시 한다.

- 보통의 토크쇼에서 묻지 못하는 질문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진짜 궁금해 하는 것’을 물어본다는 것이 철칙이다. 이제는 출연자들도 잘 받아주는 편이다. 화낼만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도 진짜 화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처음에는 ‘무례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다들 알고들 오시니까.

- 최근에는 질문 수위가 낮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질문 수위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말투를 공손히 하려고 애쓰고 있다. 말투가 공손해졌을 뿐 질문 수위는 유지하고 있다. 태도가 공손해지지 질문 수위가 낮아졌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질문 수위에 대해서는 한번 자가진단을 해보겠다.

- 부르고 싶은 사람은 이렇게 따로 있는데, 자신들이 나오겠다며 들이대는 사람도 많지 않나?

많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런 사람 중에는 가식이 많은 사람이 많다. 그래서 훨씬 더 엄격하게 심사한다.

- 어떤 게스트가 최악인가?

가식의 틀을 못 벗는 사람이다. 몇 명 있었다. 자기 포장에만 몰입하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은 시청률도 잘 안 나온다.

- ‘쌀집아저씨’ 김영희 PD도 출연한 적이 있는데, 본인이 직접 출연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급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