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보궐 이사 임명을 놓고 방문진과 엄기영 사장이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권에서는 친정부적인 이사를 임명하려고 하고 있고
엄 사장은 내부 구성원들이 원하는 이사를 임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략의 시나리오는
친정부적인 사장을 임명해서 엄기영 사장을 사퇴시키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김우룡 방문진도 이사장도 사퇴시킨다는 것인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을 이해하시기 쉽도록,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이 주말에 노조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올립니다.
위원장의 편지
앞날에 대하여
다가오는 월요일(8일) 아침,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황희만 울산MBC 사장, 윤혁 부국장을 보궐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이사회를 연다고 합니다. 정권의 첨병으로 방문진에 투입된 김우룡을 중심으로 한 뉴라이트 이사들은 엄기영 사장을 완전히 핫바지로 만들며, 자신들의 꼭두각시들을 통해 MBC를 직접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입니다.
지난 12월 10일 MBC 경영진에 대한 ‘피의 숙청’을 통해 엄기영 사장을 식물상태로 만들며 회사를 경영불구의 상태로 만든 이후, 저들은 세 차례에 걸쳐 자신들이 낙점한 황희만 윤혁 카드를 집요하게 들이밀었으나, 조합을 비롯한 내외의 저항과 국민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었었습니다. 김우룡은 엄기영 사장과 합의한 인선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방문진 사무처장을 통해 보궐이사 내정자들에게 통보까지 하게 해놓고서 이사회 전날 스스로 뒤집는 파렴치한 작태도 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의 배후에 정권이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입니다.
KBS에서 보여 주듯이, 방송장악은 사장 교체를 통해 완결됩니다. 낙하산 사장을 투입하는 순간부터 바로 간부들의 줄서기가 시작되고, 총대를 멘 충성스런 그들에 의해 보도와 제작은 비판기능을 통제당하고, 상실당합니다. 언론으로서 공영방송 KBS의 사망이었습니다.
지금 MBC만 남았습니다. 뭐니 해도, 사장은 중요합니다. 사장은 방송사의 정치적 독립성을 상징합니다. 그 동안 엄기영 사장은, 상당한 한계를 노정하긴 했지만 방문진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나름 MBC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려 힘에 부친 노력도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자신의 스텝을 구성하지 못하는 사장에게 어떻게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가능하겠습니까?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장은 더 이상 사장이 아닙니다. 방문진의 직할통치 상태에서 엄기영 사장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들이 보궐이사 선임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엄기영 사장의 사퇴유도, 그리고 낙하산 사장 투입입니다. MBC 장악음모의 완성입니다.
……. 무기력하고 캄,캄,한, 그래서,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시간.
동지여러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때가 임박했습니다. 지금 8기 집행부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합니다. 저는 지난 한 해 어려움을 넘고 넘으며 결코 끝을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쉬이 포기할 저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밖으로는 동지들에게 투쟁을 요구하기도 했고, 안으로는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고도 했습니다. 늘 집행부에겐, 불가피하다면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자고도 했습니다. 두려움 같은 건 조금도 없습니다.
저들의 직할통치 시도 이래 사내외에, 그리고 동지 여러분들에게 분명하게 밝혔듯이, 조합은 방문진의 하수인들이 MBC에 한 발작도 들여놓지 못하게 온몸을 던져 싸우겠습니다. 낙하산 사장, 어림도 없습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저희들의 뒤를 이어 조합을 이끌어갈 사람들도 준비해 놓겠습니다.
세상사에 각자의 몫이 있어, 어느 자리에서 누군가는 쓰러지고, 누군가는 다시 일어서고, 또 누군가는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킬 것이라 믿습니다. 그 자리가 바로 공영방송 MBC입니다. 저희들의 몫을 다하겠습니다. MBC 장악시도를 분쇄하기 위한 총력투쟁에 조합원 동지들이 떨쳐 일어나 함께 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2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위원장 이근행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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