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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글라디에이터

10년 전 'PDA 세대'와 지금 '스마트폰 세대'의 차이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0. 9. 26.

10년 전 썼던 기사를 훑어보고 있습니다. 
'PDA 라이프'에 쓴 기사가 있더군요. 
이때 장밋빛 '모바일 라이프' 혹은 '유비쿼터스 세상'을 꿈꿨었는데...
한참 주춤했죠. 

PDA는 시티폰과 마찬가지로 모바일사의 유물이 되어 버리고...
저도  PDA를 두 번이나 시도했었는데...
몇 번 버그가 나면서 집어 던벼버렸죠.
(그때부터 아마 신기술 울렁증이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는데...
기사에 모델로 삼았던 김남훈씨의 '스마트폰 라이프'가 궁금하네요. 
언제 기회가 되면 후속 취재를 함 해봐야겠어요. 

그때 얼리어답터의 모델로 삼았던 김남훈씨가
트위터 사용이 저보다 늦었다는 점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네요. 
하지만 역시 감이 있어서인지 금새 따라잡더군요. 
(김남훈씨의 트위터 계정은 @namhoon )입니다. 

'PDA 시대'에서는 극히 일부만 맛볼 수 있었던 '모바일 라이프'를 
지금은 너무나 쉽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인 것 같습니다. 
복잡한 이용법과 수많은 버그와 싸워야 했던 그때...

세상 참... 빠르네요. 




PDA 삼형제로 무장한 김남훈씨의 '모바일 라이프'


인터넷 방송 관련 벤처 기업에서 일하는 김남훈씨(27·캐스트서비스)에게는 분신이 3개 있다. 싸이모빌(새한전자)·아이팩(컴팩)·인터넷폰(삼성전자), 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 삼형제가 바로 그의 분신들이다. 이 PDA들을 몸에 장착하고 그는 하루 24시간을 계속 '전투준비 태세'로 살아간다. 


그의 아침은 PDA 삼형제 중 둘째인 아이팩을 모뎀에 연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일간지 주요 기사와 정보통신 기술 관련 국내외 기사, 영화계 소식, 스포츠 뉴스 따위를 모뎀과 연결한 아이팩에 내려받아 놓는다. 다른 PDA보다 액정 화면이 큰 아이팩은 자료 열람용으로 적합하다. 


아침을 먹고 나면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입력해 놓은 버스 시간표를 아이팩에서 확인한다. 경기도 평택에서 살고 있는 그는 서울까지 시외 버스를 타고 출근하기 때문에 정확한 버스 시간을 알아야 한다.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 동안 내려받아 두었던 신문 기사를 읽는다. 유용한 기사가 있으면 저장해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차를 타고 가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PDA 삼형제 중 첫째인 싸이모빌에 입력한다. 싸이모빌은 키보드가 달려 있어서 자료를 입력하기에 편리하다. 요즘 그는 새로 펴낼 <엽기 일본어 2편>에 들어갈 내용을 구상하고 있다. 싸이모빌은 무선 모뎀이 내장되어 있어 e메일 확인이 가능하다. 그는 회사 pop3 계정과 연결된 e메일 계정을 통해 업무와 관련된 메일을 확인한다. 


PDA 삼형제 중 막내인 인터넷폰은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을 때 유용하다. 한 손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어 혼잡하고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폰은 주로 통신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급히 메일을 확인하거나 아이디어를 메모할 때 이용하기도 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그는 아이팩을 켜서 일정과 작업을 확인하고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거래처에 갈 때는 출발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미리 아이팩에 입력한다. 이렇게 입력한 내용을 보면서 일을 처리하면 준비성이 있어 보여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는 효과도 있다. 


종종 일본에 출장 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PDA 삼형제와 함께한다. 일본 공중 전화에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케이블이 따로 있어서 e메일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로밍 서비스가 1분에 100원꼴이어서 1주일 머무르는 데 5천원 정도면 비용이 충분하다. 


그는 노트북을 가지고 있지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들고 다닐 수는 있지만(portable) 몸에 착용하고 다닐 수 있는(wearable) PDA에 비해 노트북은 기동성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트북을 세팅하고 부팅해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동안 모든 아이디어가 달아난다. 극기 훈련이 목적이 아니라면 노트북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라고 그는 말한다. 


컨텐츠 기획, 해외 영업 업무와 함께 웹자키로서 프로그램 기획까지 넓은 업무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그에게 집과 회사 구별 없이 언제(any time) 어디서든(any where) 일할 수 있게 해주는 PDA는 무척 요긴한 도구이다. 


PDA를 이용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되면서 그는 지방 대학 출신이라는 핸디캡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PDA의 멀티 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스스로 멀티 태스킹한 능력을 지니게 된 그는 정보화 시대의 디제라티(Digital과 지식 계급을 뜻하는 Literati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다. 


김씨처럼 모바일(Mobile) 컴퓨터(PDA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핸드폰)를 활용해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모바일족 혹은 모바일 제너레이션(네티즌에 대응해 무선 인터넷 이용자를 모티즌이라고 부르기도 함)이 늘어나고 있다. 


PDA와 함께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 가는 한 축이 바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핸드폰이다. 2001년 1월 현재 이동 전화 단말기 중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 숫자는 7백2만대. 전체 단말기 숫자 1천4백20만대의 절반에 달한다. 1999년 20만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도 벌써 1천6백만 명(문자 메시지 이용자 포함)을 넘어섰다. 




'무선 인터넷'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창


무선 인터넷이 지원되는 핸드폰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는 김창헌씨(30)의 경우를 보면 이동 전화에 무선 인터넷 기능이 더해진 것이 단순히 부가 서비스 기능이 하나 추가된 것 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핸드폰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핸드폰을 머리맡 충전기에 꽂는 것으로 하루를 마치는 그에게 무선 인터넷이라는 날개를 단 핸드폰은 점점 그의 생활의 중심부로 파고들고 있다. 


출근 지하철에서 그는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주요 뉴스를 훑는다.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의 인터넷 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특히 연예가 소식을 유심히 본다. 회사 계정과 연결되어 있는 e메일도 확인할 수 있어서 공지 사항 등을 미리 파악하고서 출근할 수 있다. 


요즘은 여자 친구와 단순히 문자를 주고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캐릭터 그림을 보내거나 벨소리를 보내는 단순한 서비스에서부터 여자 친구와 함께 볼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선물로 줄 책이나 CD를 구입하는 모바일 상거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웹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얼마 전 그는 신용 카드를 사용하면 바로 메시지로 사용 내역을 전달받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주유소 종업원이 3만원어치 기름을 넣고서 실수로 30만원짜리 영수증을 끊어온 것을 핸드폰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해 바로 27만원을 환불받았던 것이다. 


현재 무선 인터넷의 전송 속도는 1세대 14.4k바이트와 2세대 64k바이트를 거쳐 2.5세대 144k바이트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나 IMT 2000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면 전송 속도는 2메가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때가 되면 무선 인터넷도 여러 가지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도 모티즌에게 무선 인터넷의 제약은 큰 의미가 없다. 한글 40자로 제한되는 조건에서도 모티즌은 무리 없이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 키보드에 비해서 작고 불편한 키패드(핸드폰 입력키)는 입력에 상당히 불리하지만, 분당 2백타 이상 치는 '엄지족'도 많다. 문팅(문자 서비스와 미팅의 합성어)이라고 일컬어지는 무선 인터넷 채팅 서비스는 이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에 의한 디제라티(정보독재) 우려도 


채팅과 함께 무선 인터넷에서 인기가 좋은 것은 게임이다. 무선 인터넷 게임의 가장 큰 특성은 기동성과,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접속을 끊었다가도 자신의 진영이 불리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바로 게임에 합류해 도울 수 있다. 무선 인터넷의 리니지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좋은 노리아 행성 게임의 경우 대회를 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대방과 겨루는 대전식 게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롤 플레잉 게임 등 유선 인터넷 상의 여러 게임들이 무선 인터넷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유선 인터넷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게임들도 속속 무선 인터넷에 둥지를 틀고 있다. 컴퓨터 게임으로는 고전에 속하는 <삼국지>가 <모바일 삼국지>로 거듭났고, 인터넷에 퀴즈 열풍을 일으켰던 <퀴즈퀴즈>도 무선 인터넷 버전이 나왔다. 


게임에서처럼 디지털 유목민적 성격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동호회 활동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 공동 구매할 회원을 즉시 모아서 물건을 싸게 사고, 팬클럽 회원을 즉시 동원해 스타 응원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무선 인터넷 이용자들이 기동전에 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하면 모티즌의 역동성으로 인해 인터넷 중독증과 같은 부작용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종합연구소 박영배 연구원은 "IP 주소를 추적하는 것보다 휴대폰 번호를 추적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게 발신지를 알아낼 수 있으므로 이용자들이 조금 더 자기 책임성을 가질 것이다"라며, 무선 인터넷에서는 유선 인터넷에서 자주 나타나는 욕설이나 비방 같은 익명성의 폐단도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선 인터넷 사용 여부에 따라서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가 강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에 대한 왕성한 소화력을 가진 신세대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출현이 예상되는 기술을 기다리고 있기까지 하다. 그들에게 기술 발전에 대한 거부감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이버문화연구실 민경배 실장은 "유선 인터넷에 의한 정보 격차가 정보 습득의 격차였다면 무선 인터넷에 의한 격차는 정보 활용의 격차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무료 서비스·할인 서비스·적립금 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세대 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를 구입할 능력이 없거나, 매월 많은 요금을 부담할 수 없는 사람이 동년배에게 느끼는 소외감은 클 것이다. 같은 세대에서 기술 문명에 대한 소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선 인터넷은 단순한 유행이나 이동 통신의 부가 서비스 정도가 아니라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살기(必殺技: 게이머들이 반드시 적을 죽이는 기술을 일컫는 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 명칭에 아이모드(i-mode, NTT 도코모) 아이터치(i-touch, 017) 등 1인칭을 나타내는 I가 자주 쓰이고 n-Top(011) magic-N(016) 등 네트워크를 나타내는 N이 자주 쓰이는 것은, 모티즌이 무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아를 확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