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슈칸 긴요비' => 한국의 '시사IN' => 중국의 '남방주말'
(동북아 시사주간지의 아름다운 연대...)
'삼성기사 삭제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시사저널 파업 때 외국 언론사 중 처음으로 연대 지지 성명을 보내온 곳이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 긴요비'였습니다. 광고에 의지하지 않고 정기 독자 중심의 영업을 했던 '슈칸 긴요비'는 재벌기업의 광고 압박에 저항한 우리 파업기자들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비록 파업이 성공하지 못했지만 저를 포함한 시사저널 기자들은 집단 사표를 제출하고 시사IN을 창간했습니다. 그리고 '슈칸 긴요비'처럼 정기독자 위주의 시사주간지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중국 광둥성의 개혁 성향 주간지 '남방주말' 기자들이 중국 당국의 편집권 침해와 기사 검열에 항의해 파업을 벌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는 트위터에 다음 내용을 올리고 중국어 번역을 부탁했습니다.
"한국의 시사주간지 시사IN의 기자입니다. 중국 당국의 편집권 침해와 검열에 맞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개혁 성향 주간지 '남방주말' 기자분들을 지지합니다. 반드시 편집권 독립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번역을 해주시더군요. 그래서 이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고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 올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파업 기자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웨이보 계정에 이 내용을 전달했습니다(아직 답신을 받지는 못했네요. 웨이보 계정 가지고 계신 분들은 계속 올려주세요.)
我是韩国时事周刊[时事IN]的记者。
我支持中国的改革派周刊[南方周末]对抗中国政府的侵编辑权及反对政府侵犯言论自由进行罢工。
希望贵方获得编辑权独立!
'남방주말' 기자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아자아자!!!
주) '슈칸 긴요비'에 대한 설명 글(2005년 - 박성준)
1997년 7월에 창간된 종합 주간지.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언론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기업 광고와 가두 판매를 통한 판매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 정기 독자 중심의 영업 방침을 채택하고 있다.
슈칸 긴요비는 창간 이래 평화·환경·인권·미디어 문제 등을 중심으로 사회 문제를 폭넓게 다루어 왔다. 1999년에는 인기 연재물 <팔려서는 안될 것들>을 단행본으로 출간해 판매 부수 2백만 부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평상시 소비자들이 사는 먹거리, 생활 용품, 독성, 과장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으로, 이는 평소 광고에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금요일’을 뜻하는 ‘긴요비’라는 이름은, 초대 편집 위원 중 한 사람이었던 구노 오사무(久野 收●작고)가 작명했다. 1935년 파시즘에 저항하기 위해 창간되었던 프랑스의 잡지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슈칸 긴요비는 2003년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을 북한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취재·보도해 일본 국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발행 부수는 3만부로서, 작지만 매우 탄탄한 독자층을 갖고 있다.
주) '남방주말'은 어떤 매체?
1984년 창간한 <남방주말>은 가장 양심적인 중국 언론사로 2009년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민일보> 등을 제쳐두고 인터뷰 했던 곳입니다. 2006년에는 고 리영희 선생님을 인터뷰하기도 했더군요. 발행부수와 별개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꼽히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인권운동가와 시민들이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중국 연예인들과 유명인들의 '남방주말'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2천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기 여배우 야오천(姚晨)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徽博)에 “진실의 한마디가 전 세계보다 무겁다”라는 문구와 함께 남방주말 로고를 올리는 것으로 당국에 항의했다. 이 말은 러시아 반체제 작가 솔제니친의 명언이다."
관련 기사 ==: http://sscn.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5&no=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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