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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언저리뉴스

대화록 정국의 승자와 패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3. 7. 26.





야권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여권에서는 최경환 의원이 '대화록 정국'의 종결선언을 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이어지겠지만... 일단 대화록 정국은 매듭을 지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볼만한 시점이다. 


말장난 같지만... 나는 이렇게 본다. 새누리당이 이겼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겼고, 새누리당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더 잘했다. 풀어서 말하면 새누리당은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졌고, 민주당은 전투에서 졌기 때문에 전쟁에서 이겼다. 


대화록 정국에서 새누리당의 지연술이 먹혔다. 민주당은 곳곳에서 삐걱거렸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싸움 전체의 프레임을 본다. 전투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대화록 정국의 방해자로 확실하게 이미지 메이킹을 했고 민주당은 진실의 추구를 못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건 세임세임의 게임이 아니다. 


예전에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당로고를 바꿀 때 나는 이렇게 평했다. '이 전략은 나쁜 놈을 미친 놈으로 보이게 해서 나쁜 놈임을 잊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 전략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사람들은 '새누리당'이라는 이름과 변기를 닮은 당로고를 비웃었지만 그것 덕분에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정치는 생물이다.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리고 정작용보다 반작용이 더 큰 경우도 많다. 새누리당은 애초에 대화록이 까지면 노무현은 죽는다고 확신했었다. 그러나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NLL과 관련해 노무현은 영원한 면죄부를 얻었다. 그래서 민심이 무서운 것이다. 


민주당이 어리바리했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달 동안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하지만 이 싸움의 와중에 안철수가 잊혔다. 이 게임에 안철수를 대입하지도 않았다. 안철수라고 뾰족한 수도 없었기 때문인데, '대안'으로서 자리매김을 못했다는 것은 안철수로서는 치명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화록 정국의 승자와 패자는 이렇다.  

 




대화록 정국의 승자와 패자 



1) 승자는 모르겠다. 


- 여당 지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없앴다고 생각할 것이고, 야당 지지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없앴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화록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성향대로, 믿고 싶은 대로 믿을 것이다. 



2) 패자는 확실하다 : 

안철수 패자, 문재인 단기 패자, 박근혜 장기 패자


- 안철수는 가장 확실한 패자다. 그의 '진보적 자유주의'는 완벽하게 잊혔다. 더불어 신당 창당에 대한 관심도 뜨겁지 않다. 호남에서도 위험신호가 보인다. 무엇보다 그의 존재감에 대한 언론의 대우가 예전같지 않다. 그는 지난 1달을 1단 기사 정치인으로 보냈다. 



- 문재인은 단기적으로 패자다. 대화록 공개는 친노가 주도했고 그 책임은 문재인이 져야 한다. 과유불급의 전형이다.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에 홍역을 치르면서 미래의 큰 숙제를 풀었다. 이제 노무현과 관련해 NLL로 더이상 시비를 걸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향한 제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엄청난 수확이다. 쪽을 팔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패자다. 이건 좀 셈법이 복잡하다. 박 대통령은 이번 논쟁에서 어느 정도 거리두기에 성공했다. '물의를 일으키는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대통령' 행보를 보였다. 여권을 향한 모든 욕은 새누리당에 집중 되었다. 단기적으로는 패자가 아니다. 여야가 정쟁할 때 돋보이는 것은 그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패자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무위대통령'으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에 대한 반작용 덕분이었다. 국민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정부를 원했고 그녀는 이에 부합했다. 그녀의 인기는 기억될 수록 낮아졌고 잊혀질 수록 높아졌다(언급량과 국정지지율이 정확히 반비례다). 이것이 주가지수 하락 국면에서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러나 '간섭하지 않는 대통령' 이미지로 유지하던 인기가 '외면하는 대통령'의 욕먹는 이미지로 바뀌는 국면이다. 경제가 안 좋아서 국민들은 대통령이 뭐라도 하기를 원한다. 이 대목에서 이전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무위대통령'에 대해 정서가 서서히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로 '무위부총리'인 현오석 부총리를 신임하는 발언을 한 것은 실책이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주가지수와 싱크한다. 최근 보름 동안 약간 반등했지만 대부분 불황을 예측한다. 야당이 이 부분을 공략해 '경제적 무능'을 부각한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불황에는 '경제민주화' 카드도 한가해 보일 수 있다. 



제 생각은 대충 이런데... 어떻게들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