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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과학적 이유'와 관련 논쟁 정리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14. 1. 9.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게 되는 ‘과학적 이유’



뇌의 변연계는 분노·우울·불안·흥분과 같은 감정을 관장한다. <오로라 공주>의 임성한 작가는 작정하고 대중의 변연계를 자극한다. 그런 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게 문제다.


=> '스포츠 잘 모를 것 같은데 의외로 정통한 사람의 스포츠칼럼'에 이어 '대중문화 관심 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마니아인 사람의 대중문화칼럼'을 시사IN에 신설했습니다. 취지는 다양한 앵글로 스포츠와 대중문화를 들여다보자는 것입니다. 대중문화 콘텐츠를 단순히 완성도나 인기 비결로 들여다 보는 것은 좀 식상한 듯 해서요. 


이번에는 신경과학학자분이 뇌의 변연계를 자극하는 막장 드라마에 대해서 분석해 주었습니다. 대뇌 변연계에 대한 설명을 하고 막장드라마를 볼 때 이 변연계가 어떻게 작용해 우리가 이런 드라마에 빠져드는 지에 대해서 분석해 주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은 트위터로 와서 아래에 소개했습니다. 그 밑에는 필자의 재반론도 있습니다. 



"대뇌(정확히 대뇌겉질)는 우리가 의식하는 감각·지각·운동·수행과 관련된 이성을 맡고, 변연계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가 위험한지 아니면 먹잇감인지 감지하며, 이에 대해 감정(정서) 반응을 하고 기억하는 구실을 맡는다. 즉 대뇌는 이성을, 변연계는 감정을 맡아 팀플레이를 이룬다. 이 두 팀은 서로 좋은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작용을 하기도 한다. 두 팀 간의 상황에 따른 콤비플레이가 잘되는 것을 건강한 뇌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야구 수비수가 경기 도중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잔디에 있는 네잎 클로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면 이는 대뇌의 업무를 방해하는 변연계의 근무 태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시험을 보는 학생이 너무 긴장하고 불안해서 계속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고 입이 바짝바짝 말라서 평소 실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했다면 이는 변연계의 과잉 활성화라 할 수 있다.


변연계는 마치 국경의 변방과 유사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위험한지 아니면 먹잇감인지를 감지하고, 위협을 감지하면 공포와 불안을 일으켜 전투·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을 하게 한다. 변연계는 포유동물에게 존재하는 신경구조이다. 


동물행동 연구에서는 동물의 종류에 따라 위험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고 한다. 작거나 약한 동물들은 위험을 감지하면 변색으로 위장하거나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며 숨고, 그보다 조금 크고 빠른 동물들은 도망을 가지만 아주 위험할 때는 물거나 차는 반응으로 공격한다. 더 큰 동물들은 먹히는 위험에 대한 반응보다는 먹이를 보고 쫓아가는 식으로 반응한다. 그러다 위세가 비슷한 상대를 만나면 위협하고 싸운다. 공격 반응이다. 그래서 지면 굴복하고 이기면 지배한다. 당연히 사람 역시 이런 반응을 한다.


대뇌를 중심으로 이성이 발달하고 변연계를 토대로 감성이 발달하며 이 둘은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인간은 지성과 감성을 일상생활이나 예술 활동, 여가 활동 등을 통해 고르게 키워간다. 즉, 인간의 활동은 뇌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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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의 대표적 상황은 힘 있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사자처럼 포효하고, 구석에 몰린 며느리가 악에 받쳐 울며, 남편은 불륜이라는 재앙을 선사하고, 시청자는 남자와 시어머니를 욕하며 며느리에게 이입해 울고 분노한다. 그런 상황이 전개되는 배경에는 최고급의 가전·가구·명품이 즐비하다. 사람들은 악역을 보며 욕을 하면서도 그 배역이 쓰던 장신구와 가구는 구입한다. 이 상황들에는 분노·우울·불안·우월·흥분과 같은 감정이 즐비하다. 비유하자면 변연계의 전시장 같다.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변연계의 도가니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임성한 작가는 작정하고 대중의 변연계를 자극하듯 독하게 막장으로 치닫는다. 대중은 이에 변연계로 반응하며 시청률로 응답한다. 이때 시청률이 우리의 변연계 활동수치쯤 될까? 아마 시청률이 가장 높을 때 가장 변연계적인 장면이 등장할 것이다. 누군가 공격하거나 공격당하거나, 도망가거나 굴복하는 그런 장면 말이다."



전문 보기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8993



색깔 있는 부위가 뇌의 변연계이다. 분홍색은 대상회(띠이랑), 연두색은 해마, 파란색은 편도체, 가운데 살색은 뇌궁이다. 뇌 곳곳에 흩어져 있으므로 변연엽이라 하지 않고 변연계, 변연계통, 가장자리계통이라고 부른다.



주) 이 기사에 대한 트친(@dreaming_pio)의 문제제기입니다. 



1) 반론


과학적 이유가 아니라, "추론"이죠. 막장 드라마에 '위험반응'을 하는지 궁금해짐. 막장드라마 보면서 fMRI 찍어서 활성화되는 뇌부위를 관찰하면 추론을 뒷받침할 수도 있을 듯.


전전두엽의 비대칭활동이 오히려 더 적절한 설명일 듯. 짧게 말하면, "부정적 감정을 느끼면서도 계속 접근"하는 프레임으로 설명하는 기사.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0/05/100531082603.htm#.Us0vFbmc1nw.twitter


공포영화볼 때 활성화되는 부분은 DMPFC로 표시된 부분.

http://www.institutionalimperative.com/wp-content/uploads/2013/09/dorsomedial_pfc_and_acc.jpg


공포영화보면서 fMRI 한 연구가.  헐~~. 공포영화를 봐도 편도체가 활성화되는 건 아니라는. 영화로 유도된 불안은 전전두엽 부분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hbm.20843/abstract





주) 다음은 이 문제제기에 대한 필자의 재반론입니다. 


2) 재반론


네,. 사실은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공포증'에 걸릴정도로 사람의 일상이 어렵습니다. 

일상에서 '트라우마'를 겪어도 변연계가 작용한다면 모두 외상성 스트레스장애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80프로나 되니까요.

뇌신경 경로는 결코 하나의 부분이 활성화 되지 않고 특히 쾌감(중독)에 가까운 작용은 보편적으로는 활성화되는 부분들은 당연히 스토리을 파악하고 움직임도 해야 하니까 전두엽이나 심지어는 거울신경시스템이라고 하는 부분도 작용할 겁니다. 그러면서 감정의 쾌감 반응을 갖게 될 것이구요.

'중독'이나 '공포', '불안', '쾌감'은 전전두엽의 '통제/억제/조절' 기능이 적은 사람들에게 변연계 작용을 더 강하게 나타나는 반응이예요. 

엄밀히 말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건 스토리도 시공간도, 동작도 이해하니 변연계만 활성화 될 리는 절대 없겠습니다. 

뇌과학은 항상 실험과 기존연구들을 종합한 추론의 반증을 통해 발달해 왔고, 인간의 각 행동들이 어느 뇌부위를 자극하는지는 보자 어떤 신경경로(network, circuit)들을 거치는지를 계속 파악해가고 있는 중이고, 뇌 기전은 '자연과학'의 설명인데 문화라는 '인문'을 대치해서 절대로 설명해 낼 수 없습니다.

제 이야기의 의도는 동작과 스토리를 보면서 줄거리를 이해하고 주인공 이름도 알 수 있는 드라마나 이야기들은 당연히 모두 '전두엽'이 활성화 될 것이지만, 예를 들면 섹스비디오나 영화 장면의 특정 자극적인 장면들이 불러 일으키는 장면들은 사람의 생각에 '재미'를 더하기보다는 아찔하거나 쾌/불쾌의 '자극'만 더하는 것을 

[변연시스템을 장악해서 대뇌기능 보다는 자극을 추구하는 쪽]으로 간다고 비유하였습니다. 중독된 사람들의 뇌기전이 그렇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 보다는 '자극'만 추구하는 성향]을 염려하는 내용이 뇌과학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을 이용해서 씌운 거지요. '종북' 프레임처럼요. '종북'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변연계 프레임'에 비유하고 싶었어요.


****


거듭 말씀 드리지만, 저는 인간의 일상 중 직업 수행하는 '작업행동' 을 관찰하고 이것을 분석하는 사람입니다. 그 작업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신경학은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좋은 수단이 됩니다. (건축가가 집을 지을 때 자재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그래서 뇌과학을 연구하거나 증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반증하신 분은 뇌과학을 더 잘 알고, 더 자연과학적인 안목을 가지신 분일 거예요. 

그러니,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를 논하는 것은 제가 반론하고 답할 부분이 아니에요. 말 그대로 제 이야기에서의 뇌과학 인용은 '추론'이지 '주장'이 아니니까요. 

핵심은 [자극]만 넘치는 드라마와 영화가 우리 생활이나 정치와도 다르지 않으며,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는 삶과 문화, 정치가 되야 하는데, 이것을 변연계만 과잉된 뇌에, 활성화 되지 않는 대뇌라는 '뇌삼원론(신뇌(대뇌) - 구피질(변연뇌) - 원시뇌(뇌줄기)로'에 빗댄 것이랍니다. 

삼원론은 증명된 과학이라기보다 뇌와 행동을 빗대어 이해하기 뇌과학을 공부할 때 배우는 도식이어요. 그러니 사실 제 글도 크게는 자극적으로 사람들에 따라서는 '쾌/불쾌'를 주는 미숙한 글이 될 부분도 있고, 재미 있다고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는 변연계 꼴리는대로 살겠다며 당당한 사람도 있고, 내 변연계가 잘못된 거냐며 쓸데없는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뇌과학 기사의 팩트를 들어 반박하는 경우도 있네요. 이 사람들 모두의 뇌기전은 '다를'겁니다. 

링크 해 주신 기사가 기자님이 말씀하신 '각론'에 해당하겠네요. 사실은 반론 링카와 같은 글들을 앞으로  과학잡지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대중기사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다양하면, 부딪히고 반증하고 알고 고치거나 고집하고 또 반증하면서 더 다양해지니까요. 답이 길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