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직개편을 앞두고
탐사보도팀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깊이 있는 심층보도로
KBS 보도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던
탐사보도팀의 해체 혹은 축소 논의에 대해
김용전 전 탐사보도팀장은
지금 어떤 심정인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부산영화제 관람을 위해 온 부산에서 짬을 내 김용진 전 팀장을 만나려고 했다. 그러나 만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울산국으로 재발령이 난 상황이었다. 언론계에서는 부산총국으로 '귀양'을 간 그를 다시 울산국으로 발령낸 것에 대해 '인사 학살'을 한 기자를 두 번 죽인 '부관참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KBS 울산국에 평기자로 백의종군해 15년 후배들과 함께 취재 현장을 누비고 있다. 낙담할만도 하건만, 그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그는 아직 후배들을 믿고 있었고, KBS를 믿고 있었고, 국민을 믿고 있었다.
- KBS 탐사보도팀 해체 얘기가 나온다.
그렇게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11월1일자로 조직개편이 있을 예정인데, 기동취재팀 정도로 축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낮에 탐사팀 후배들과 통화 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 후배들은 뭐라 하는가?
오늘 탐사팀 팀원들이 줄줄이 감사팀에 불려갔다 왔다고 한다. 낮술 한 잔 하고 전화 했더라. 후배들이 울면서 하소연하는데, 참 가슴이 아프다.
- 탐사보도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것 같다. 창립멤버 아닌가?
팀 구상 단계부터 관여했다. 기자협회장과 함께 보도본부 수뇌부에 건의해서 관철시켰다. 사전 정지작업을 마치고 2005년 4월 탐사보도팀을 발족시킬 수 있었다. 팀을 구성하고 '누가 일제의 훈장을 받았나'편을 제작하고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이후 미디어포커스 데스크를 거쳐, 작년 9월에 탐사보도팀장으로 복귀했다.
- 누구보다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회사 차원에서 투자도 많이 했고 나름대로 성과도 거두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기자들 역량을 결집해 만든 결정체였는데, 너무 쉽게 손을 대고 있다. 고위공직자 부동산 문제 등 새정부 인사 시스템을 고발하는 기획 보도를 많이 했는데, 권력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였을 것 같다.
- 탐사보도팀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1분20초의 정형화된 리포트로는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외환은행 매각의 비밀, 김&장 해부, 고위층 병역비리 같은 것은 쉽게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권력이 이동하고 인사권자가 바뀌면서 너무 쉽게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국 방송 보도 저널리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고 자부한다.
- 벌써 KBS 보도가 권력 눈치를 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기자들의 내부 역량이 키워져 있다. 시간의 문제일뿐 반드시 되돌려질 것이다. 당장 후퇴하더라도 곧 되돌려질 것이라고 본다.
- 개인적으로 불운을 많이 겪었다. 견제가 집중되었다고 하던데.
현재 KBS 울산보도팀 팀원이다. 9월17일 부산총국 발령을 받았고, 9월26일 다시 울산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사람들이 '쓰리쿠션'인사를 당했다고 하더라.
- 누가 발령을 한 것인가?
형식적으로는 부산총국장이 한 것이다. 실제적으로는...뻔한 것이고...
- 울산으로 재발령을 낸 것이 함께 부산총국으로 발령 받은 PD협회 정책실장, 최용수 PD와 갈라놓으려고 그랬다는 얘기가 있다.
우스개 소리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누가 알겠는가.
- 평기자로 백의종군한 것인가? 올해 입사 몇년 차인가?
그런 셈이다. 21년 차다.
- 다른 팀원들은 평균 몇년 차인가?
2-3년차부터 12-13년차까지 다양한데, 평균해보면 7-8년차 기자들이라 할 수 있다.
- 앞으로 계획은?
장기근속휴가를 냈다. 가족들과 여행을 갈 생각이다. 10년 만의 장기 휴가를 얻었다. 가족에게 아빠 노릇 좀 제대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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