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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이슈 백서/블로거가 본 평양

(평양 소식) 내가 본 북한의 10대 얼짱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0. 23.


10월18일~22일, 5일동안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측 언론본부
대표단(17명 단장 : 김경호)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남측 대표단에는
기자협회 PD연합회 언론노조 등 
여러 언론 유관단체가 속해 있습니다.
저는 언론노조 소속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 언론인 방북단의 가장 큰 목적은
남북 언론 기사 교류에 대한 합의였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언론 분야에서 이행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협력, 교류를 통한 통일에 기여하고 있는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는
지난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북측 언론분과위원회와 제4차 남북언론인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기사교류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였습니다.
이 사진들은 회의 참석차 평양에 갔을 때 찍은 것들입니다.

2008/10/23 - [이준희닷컴] - 남북 언론, 기사 교류 가능해진다


단, 비공식적으로 저는 '블로거의 눈'으로 북을 보겠다고 했습니다.
평양으로 출발하면서 
언론계 선배들에게
'나는 블로거 자격으로 갑니다'라고 말씀드렸고 
북측 언론본부와 만나서도 시사IN 기자라고 소개하고 덧붙여
'인터넷 블로그 <고재열의 독설닷컴> 운영자입니다' 라고 소개했습니다. 


블로거의 눈으로 본 관찰기, '블로거가 본 평양'을 연재합니다.





5일 동안 평양에서 보고 온 것들을 '블로거가 본 평양' 이라는 테마로 연재하려고 합니다. 
블로거의 입장에서 평양 시민들이 사는 모습을 본대로 전달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내가 본 북한의 10대 얼짱' 입니다. 
(누리꾼 여러분의 관심을 끌어보고자 가장 센 걸로 첫 아이템을 잡았습니다.)


평양에서 돌아와보니
'김정일 와병설'이 '김정일 사망설'로 바뀌는 등
북한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라는 보도가 많더군요.

평양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평양에 가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호텔에만 있다가 북측에서 안내하는 일정을 따라다니면서 
그에 대한 동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가타부타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기자로서 복잡한 심정으로 북에 갔습니다.
만약 우리들의 평양방문 기간에 '중대상황'이 생긴다면
기자로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니까요.
물론 그만큼 위험해질 수도 있겠지만요...)

어찌되었건 저는 추측과 억측 말고 제가 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일단 가장 흥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5일간 평양과 평양 주변에서 본 북한의 '얼짱'들입니다.
'미의 상품화'라고 타박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일단 관심 가는 이야기를 해야
다른 중요한 이야기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실 것 같아서 결정한 일이니,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 이제 편한 마음으로 사진 보시면서 평가해 보시죠.
누구를 북한 최고의 얼짱으로 꼽으시겠습니까? 
남한의 미인들과 비교도 해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얼짱'이라는 말을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얼굴 여왕'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ㅋㅋ)


남측 언론본부가 묵었던 곳은
대동강 양각도에 있는 양각도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밖을 벗어나도 방북단이 가게 되는 통상적인 곳 이외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매일 마주친 분들이 양각도 호텔의 '접대원' 동무들이었기 때문에 10명 중에 절반이 양각도 호텔 소속의 '접대원' 동무들입니다.
(북측에서는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일하는 사람을 '접대원'이라고 부릅니다.)


주) 밑에 댓글을 보니 '동무'라는 호칭에 대해서 말들이 많군요.
북한에서는 편하게 부를 때는 동무라고 하고
(우리로 치면 000씨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높여서 부를 때는 '000선생'이라는 말을 씁니다.
손아래 사람을 부를 때는 그냥 누구누구야 하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동무'라는 표현에 여기가 북한이냐 하시며 따져 묻는 분이 계시는데,
제가 반문하겠습니다.
왜 '동무'라는 표현을 못 씁니까?
여기가 북한입니까? 이런 표현도 쓰지 못할만큼 우리 사회가 폐쇄적입니까?
대통령이 바뀌면 '동무'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좀 씁쓸하네요...



1번~5번, 양각도 호텔 접대원과 판매원입니다.



1번은 이미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사람들에게 '얼짱'으로 널리 알려진 안소연 동무입니다.
양각도 호텔 47층에 있는 스카이라운지 '만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안 동무의 주특기는 피아노입니다.
북측에서는 연회가 끝나고 나면 '여흥'을 즐기는 시간이 꼭 있습니다.
이때 접대원 동무들이 가무를 뽐내게 되는데 안 동무는 간단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들려주었습니다.

피아노 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도 찍어두었는데,
나중에 안 동무가 본인은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다며
풍금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대충 친 것이라 자신이 없다며 지워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남쪽에서도 '먹어주는' 스타일이라 일부 방북자들은
안 동무가 '예쁜척을 한다'는 평을 하기도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타고난 애교인 것 같았습니다. 
 



2번, 주은경 동무입니다.
안소연 동무와 함께 '만장'에서 일하고 있고 같은 '소조'에 속해서 일하는 날이 같습니다.
안 동무가 애교 있는 스타일이라면 주 동무는 단아한 스타일입니다.
(비유하자면 안 동무가 북한의 최정원라면 주 동무는 북한의 수애라고 할 수 있겠죠.)

주 동무는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입니다.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얘기를 많이 나눠봤는데
정말 속이 꽉 찬 동무였습니다.




3번, 최성화 동무입니다.
최 동무는 안소연 동무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다크호스입니다.
양각도 호텔 2층 로비 커피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 동무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참 직원입니다.
그래서 고참들 눈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찍히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빼는 척 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유일하게 얼짱 각도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이 자정무렵이었는데, 상태가 좋지 않다며 아침에 다시 찍자고 했습니다.
(보통 아침에는 얼굴 붓는다고 안찍으려고 하는데...)
그래서 아침에 잠깐 들렀더니 한참 선배에게 혼나는 중이었습니다.  
밤에 청소를 안해두고 잤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성희야, 기케 놀기만 하면 되간"
북측 안내원에게 성화 동무 역성 좀 들어달라고 했더니
(지위가 제법 높은 사람이어서...)
"어카간, 청소를 해야 한다 말이지"
라고 말하며 웃더군요.



4번, 리영숙 동무입니다.
양각도 호텔 2층 '조선료리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조선료리칸'에서는 한 번밖에 식사를 하지 않아 리 동무와는 많은 이야기를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일을 아주 말끔히 잘했는데, 
걷는 자세가 곧추 선 것이 마치 발레리나가 걷는 것 같았습니다. 
(무용을 전공했을 것 같은...) 

리 동무는 은은하고 산뜻한 미소가 매력적이었습니다.




5번, 판매원 동무입니다. 
2층 로비에 특별히 설치된 스위스 시계(Tissot, Swiss Army) 매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시계를 보면 아시겠지만, 
다른 동무들이 대부분 금빛 시계를 차고 있는데 이 동무는 스타일리쉬한 은빛 시계를 차고 있습니다.  

이 동무는 일과 시간에는 사진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극구 사양했습니다. 
이 사진은 완곡히 거절하는데 억지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서 표정이 좀 딱딱해 보이는데, 실물이 훨씬 낫습니다. 



6번~10번은 비 양각도 호텔 멤버입니다.



6번은 중국 심양의 북한 식당 '동묘향산'에서 만난 장혜영 동무입니다.
장 동무는 북한에서의 봉사 경력을 바탕으로 중국내 북한 식당으로 파견나왔습니다.
이렇게 파견 나오면 3년 정도 그곳에서 일한다고 합니다.
(10명 중 유일하게 마음 먹으면 보러 갈 수 있는 곳에 있군요.
심양시 서탑 도문로 85호 동묘향산 식당으로 가시면 됩니다)




7번은 고려항공 스튜어디스 김성경 동무입니다.
북한의 스튜어디스들은 모두 김 동무처럼 머리를 틀어 올리고 묶는데, 김 동무가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다른 손님들보다 비행기에 일찍 탔기 때문에 몇 마디 나눠 봤는데,
'꿈 많은 소녀' 같았습니다.




8번, 김일성 생가 옆 송산식당 '의례원'입니다. 
송산식당 의례원들은 독특하게 색동 한복을 입고 일했습니다.
이곳 의례원들은 가무 실력이 탁월했는데, 이 동무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낮술을 꽤 자셔서 이후 고생을 하셨다는...) 

송산식당 의례원들은 식사가 끝난 뒤
남측본부 일행들과 기념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9번은 묘향산 호텔에서 일하는 최향 동무(22)입니다.
북측은 남측 언론본부를 위해서 묘향산 만폭동 계곡에서 '출장 불고기' 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최 동무는 이 연회에서 봉사하였습니다.
곰치쌈으로 양고기와 오리고기를 먹고 묘향산 칠색송어구이와 숭어회를 먹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더군요.

(사실 북한의 다른 주민들이 굶는 상황에서
우리만 호의호식하는 것 같아 방북 기간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올해 북한에 풍년이 들어 다른 해보다는 식량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10번은 모델 동무입니다.  
묘향산 호텔 로비에서 찍었습니다. 
'혈궁불로정'은 요즘 북한에서 밀고 있는 약인데, 
드물게 미인을 내세워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델 동무의 외모는 몇 해 전에 보았던 조총련 예술단 '금강산 가극단'의 멤버와 닮아 보였습니다. 


자,
이 열 명의 동무 중에
누가 북한 최고의 얼짱(얼굴 여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남한의 청년들이여
통일의 일꾼이 됩시다.
통일이 부담스럽다면
남북교류의 선봉에 섭시다.
그분들께 제가 윗분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 북한의 얼짱 이야기 말고도 전해드릴 이야기가 많습니다. 
계속 이야기 보따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