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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닷컴 이슈 백서/블로거가 본 평양

'김정일 사망설', 평양에 직접 다녀와 보니...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0. 24.



10월18일~22일, 5일동안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측 언론본부
대표단(17명 단장 : 김경호)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남측 대표단에는
기자협회 PD연합회 언론노조 등 
여러 언론 유관단체가 속해 있습니다.
저는 언론노조 소속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 언론인 방북단의 가장 큰 목적은
남북 언론 기사 교류에 대한 합의였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언론 분야에서 이행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협력, 교류를 통한 통일에 기여하고 있는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는
지난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북측 언론분과위원회와 제4차 남북언론인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기사교류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였습니다. 
(앞으로 북한관련 보도에 오류가 있을 경우
북측은 남측 언론본부를 통해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8/10/23 - [이준희닷컴] - 남북 언론, 기사 교류 가능해진다


아래 사진들은 회의 참석차 평양에 갔을 때 찍은 것들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방북 대표단의 일원이었지만,
비공식적으로 저는 '블로거의 눈'으로 북을 보고 와서 누리꾼에게 전하겠다고 했습니다.
평양으로 출발하면서 
언론계 선배들에게
'나는 블로거 자격으로 갑니다'라고 말씀 드렸고 
북측 언론본부와 만나서도 시사IN 기자라고 소개하고 덧붙여
'인터넷 블로그 <고재열의 독설닷컴> 운영자입니다' 라고 소개했습니다. 


블로거의 눈으로 본 관찰기, '블로거가 본 평양'을 연재합니다.






'블로거가 본 평양' 의 두 번째 이야기는
‘김정일 중병성’을 넘어 ‘김정일 사망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제가 직접 본 평양시내 분위기를 전하는 '사진으로 전하는 평양 르포' 입니다.



처음 평양에 들어갈 때만 해도
혹시 방북기간에 북측에 중대상황이 발생해서
‘내가 역사의 현장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기자 특유의 긴장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평양에 도착해서 일정을 따라보니
만약 중대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이를 파악하지도 못하고 남측에 돌아와 망신당할 가능성만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일정이 폐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호텔에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한 이후에는 전혀 밖에 돌아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호텔이 대동강 한가운데 있는 양각도(여의도 절반 정도 크기인 듯)에 있어서 시내를 제대로 볼 수도 없었습니다.


호텔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야
북측 언론분과위원회 사람들인데 이들이 확인해줄 리가 만무했죠.
슬쩍 물어봐도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접대원 동무들도 모두 훈련된 사람들이라 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시내 관광을 나가도 대민접촉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평양시민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분위기로 감지할 수도 있겠지만
평양 중심가나 방북자들이 도는 주요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평양시민들이 
동원된 사람들일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넷과 전화 사용도 안되었습니다.
체제 선전적인 북한 방송과 로동신문을 보는 것 말고는 북한 내부 소식을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북측 내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평양 관광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북한 내부 분위기를 사진으로 전합니다. 
 


만경대 김일성 생가에서 마주친 북측 학생들과 가족입 모습입니다.
가족을 보시면, 할아버지가 양복에 훈장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잇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보이지 않군요.



만경대 구내 전시관 안에서 마주친 평양 의학대학 학생들 모습입니다.
북측은 소학교가 4년 과정이라 대학1학년이 남측의 고등학교 2학년 나이 정도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좀 어려보일 것입니다. 
 


만경대 생가 앞에서 김일성 기념비에 헌화하는 북한의 한 가족 모습입니다. 
북한에서는 중요한 자리에서 여성들은 주로 한복을 입는데 남성들은 한복을 입지 않습니다.



만경대에서 평양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단란한 가족 모습입니다. 
아이가 셋이나 되는 걸 보면 꽤 안정된 집안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가방을 메고 있네요. 
보통 혼자 돌아다니는 여성은 핸드백을 들고 있습니다.  




을밀대 아래 잔디밭에서 여흥을 즐기고 있는 북측 노인들 모습입니다.
(북측에서는 노인을 '늙은이'라고 부릅니다. '늙은이'라는 말은 낮춰 부르는 말이 아니라 남측의 '젊은이'라는 말처럼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말입니다.)

왼쪽 사진은 을밀대 올라갈 때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내려올 때 찍은 사진인데,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왼쪽 사인에는 한복입은 '늙은이'가 없는데, 오른쪽 사진에는 세 명이나 등장합니다.
우리를 의식하고 한복으로 갈아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내자가 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온 후에 이뤄진 일입니다.
아마 우리 안내자가 남측에서 손님들이 왔는데 좀 잘보이면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냈던 것 같습니다.)

노인들이 춤을 추며 노는 모습을 보고
북측에 비상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을밀대에서 본 북측 연인 모습입니다. 
양산을 쓴 여성의 모습이 눈에 띄더군요.  




북측 부녀의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북측 주민들은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피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포즈를 여러번 취해 주었습니다.

평양 시내에서는 이들 부녀처럼 부모와 자식이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법 커도 부모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고 다니곤 했습니다.



주체탑 밑에서 본 북측 신혼부부 모습입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위해 왔다고 합니다.
만수대 김일성 기념비 언덕에 가면 이런 신혼부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체탑 주변을 산책하고 있는 평양시민 모습입니다.
주체탑이 대동강변에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보를 즐기는 평양시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체탑 맞은편 도로에서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는 북측 청소년들입니다.
서울의 올림픽 공원처럼 체육관이 주로 있는 지역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평양역 앞 풍경입니다.
우리로치면 서울역 앞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각도호텔에 가기 위해서는 평양역 앞에서 좌회전을 하기 때문에 이 풍경은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최칠남 조선기자동맹 위원장 겸 북측 언론분과위원장의 모습입니다.
최 위원장은 전 로동신문 주필이었습니다.
(주필은 우리로 치면 언론사 사장에 해당됩니다.)

당 서열 42위인 그가 '비상 대기'하지 않고 공식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에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알리바이라고 저는 해석했습니다.



북한 력사박물관 앞에서 관람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모습입니다. 
얼굴을 숙이는 학생, 돌리는 학생 
미소짓는 학생
빤히 쳐다보며 오히려 우리를 관찰하는 학생
반응들이 다양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의 북측 회사원 모습.
바닥에 보면 흰색 표시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건국 60주년 기념행사 당시에 사열을 위해 그려 놓은 것 같았습니다.
어찌 그리 줄을 잘 맞추나 하고 감탄했었는데, 나름 팁이 있었더군요.



만수대 김일성 기념비에 헌화하고 오는 북한군 간부들 모습입니다.
함께 간 일행 분이 그러는데, 이 중에 북한군 대장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평양 개선문을 수리하고 있는 북측 노동자 모습입니다.
기중기를 타고 올라가서 수리하고 있는 동료를 밑에서 줄로 지탱해주었습니다.



개선문 건너편에서 걷고 있는 북측 여성들 모습입니다.
핸드백을 메고 있습니다.
다음에 북측 여성들의 핸드백 사진 모음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순안공항에서 우리 단체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 공항 직원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흔쾌히 들어주었습니다.


사진들 보시고 평양 분위기가 좀 파악되셨나요?
아마 이 사진들을 보고 분위기를 파악하시기는 쉽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냥 평양의 가을 모습이라고 생각하시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사진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어떤 중대상황이 발생 했느니 안했느니가 아니라
나중에 상황이 정확히 파악했을 때
그때 평양의 표정은 이랬다. 정도 일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방북 기간에 김정일 위원장에게 별 일이 있었다면
방북했던 언론인들이 '바보'가 되는데,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양을 방문한 느낌으로는
북한 내부의 안정을 위해서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든
그가 갑작스럽게 변을 당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본 것들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남북 언론인들이 어우러진 모습
평양시민들의 삶의 모습
북측 여성의 핸드백 사진들(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평양의 연인과 신혼부부 모습
북측 어린이들의 살인미소 모음
등의 연재물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주>
댓글을 보니 연출된 사진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
이 부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 차후에 고민을 거쳐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평양시내를 돌아다니는 동안
쌀배급을 받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선 것도 보았고
무단횡단하는 시민들을 무시로 보았고
전차선이 끊어진 것도 두 번이나 보았고
심지어 주먹다짐하며 싸우는 모습까지 보았다는 것입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본 것이라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평양은 연출된 모습만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가 아닙니다.
평양시민은 우리를 의식해 연출된 모습이나 보여줄 만큼 한가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 관광 포인트에 남측 카메라를 의식한 연출이 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우리를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살림살이가 넉넉치 않은 사람이 손님을 맞는 과정에서
궁색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옆집에서 물건 한 두가지 빌려서 갖다 놓는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북측 관계자들도 스스로 '고난의 행군을 거쳤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움을 솔직히 말합니다.
사진에 대한 연출 논란은 저는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지하게 고민해서 나중에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