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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비운동권 총학 당선의 의미와 우려스러운 점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1. 27.


대학가 총학생회 선거가 화제입니다.
침체되어 있었던 운동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대 외국어대 충남대 울산대 등에서
운동권 후보가 비운동권 후보를 누르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런 양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대학교에서는
비운동권 후보가 운동권 후보를 누르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중앙대 심현진 님은 그 공이 뉴라이트에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대학 총학생회 선거 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뉴라이트의 움직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감상하시죠.


이화여대 학생회관 모습이다. 이화여대는 아주 드물게 학생운동이 활발한 학교다.





(글 - 심현진/중앙대, 기획 - 고재열)



뉴라이트, 대학가를 습격하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교 총학생회장의 의미]



매년 11월이 되면, 각 대학교는 총학생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진행한다. 아마 지금쯤이면 이미 마무리 된 대학교도 있고, 아직 한창 선거 운동이 진행 중인 학교도 있다. 한 대학교 전체 학생의 대표로써,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 해를 봉사해야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이슈에도 대처를 해야하는 총학생회장이라는 직책, 다소 무거운 그 임무만큼이나 해당 학교에 관계된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몰고 다니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이 사람 - 총학생회장이다.



이 때문에 대학교 총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은 일반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졸업 후 취업과 진로 문제를 걱정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총학생회장이 누가 되느냐의 문제는 피부로 와닿는 시급한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각 대학교 총학생회장의 역할은 상당히 컸다. 군사정권 시절, 이들은 불의에 맨 몸으로 맞서가며 투쟁하고 저항하였다. 모진 고문과 협박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죽음을 각오하기도 했고, 실제로 죽음에 이르면서까지 이들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부르짖었다. 그렇게 그들은 ‘1987년 6월 항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여의도 정치계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현실 정치에 입문하여 그들이 말하는 이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고심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386세대’이다.




[한총련, 그리고 운동권 총학생회]



전대협을 아는가? 1987년 6월 항쟁을 기점으로, 전국의 대학교 총학생회장들이 설립한 전국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당시 대학생들은 사회 현실에 대해 지금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군사 독재정권의 그림자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해 대선에서 민정당 후보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그들이 원하는 완전한 군사독재로 부터의 자유를 보장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점점 그 세력을 불려나갔다. 물론 그럴수록 정권 차원의 탄압 역시 심해져갔다. 하지만 그들은 굴하지 않았고, YS의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 마침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약칭 ‘한총련’으로 재발족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운동권에 대한 사회적인 논란이 재점화 된 시기이다. 즉, 그들은 우리 사회안에서 언제나 사상적, 이념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보수세력은 그들을 ‘주사파(김일성 주체사상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부르며 간첩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총련이 일반 학생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된 큰 사건은 바로 ‘연대사태’ 이다. 1996년,
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8.15 통일 대축전 행사를 저지하려는 경찰에 이들은 폭력적인 형태로 저항을 했다. 이로 인해 경찰들 일부가 심하게 다쳤고, 이를 보수 언론은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보도하였고, 한총련은 이를 계기로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로 규정되었다. 동시에 일선 대학교의 학내 분위기 역시 운동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면서 한총련은 그 지지기반을 잃고 점점 약화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동권 전체의 움직임이 구심점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그 뒤로 학생운동은 다시 ‘전국학생회협의회(전학협)’ 이라는 또 다른 축을 중심으로 구축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들은 예전처럼 많은 학생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IMF 외환위기가 우리사회를 엄습하며 많은 대학생들은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사회 문제 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업과 진로 문제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때문에 일반 학우들 사이에서는 예전처럼 함께 둘러앉아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논쟁을 벌이는 장면을 구경하기 어려워진 것도 이시기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런 일반 학우들의 분위기는 ‘반전평화, 사회평등’을 기치로 하며 활동하는 운동권 학생회와 점점 그 간극을 넓혀갔고, 끝내 이들은 일반 학우로부터 외면받게 되었다.



때문에 각 대학교의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는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점점 비 운동권 출신 학생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학생 복지나 등록금 문제 등과 같은 학내 문제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내세웠고, 일반 학우들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며 기존의 운동권 출신의 학생회와는 차별화에 힘썼고 이는 일반 학우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비운동권 학생회 그리고 뉴라이트]



비운동권 학생회의 증가는 학교와는 동떨어진 사회적 문제들에만 집착하는 기존 학생회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자 경고이다. 사실 이 부분은 학생운동에 매진해왔던 기존 학생회가 반드시 반성을 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운동은 그 변화의 게기를 찾지 못하고 계속 표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상황은 우리사회가 비교적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집단들이 예전보다 힘을 나누어 갖게 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386세대는 참여정부를 기점으로 현실정치의 큰 힘을 갖게 되었고 이는 진보세력의 제도권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하였다. 그 결과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을 보유한 어엿한 ‘정당’으로 대접을 받게 되었고, 이는 다소 발전된 한국의 정치문화 현실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런 발전이 오히려 학생 운동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일반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데에 있어 큰 장애요소가 되었다. 즉, 예전부터 운동권 학생들은 총학생회나 단과대 학생회 회장 내지는 간부를 거쳐 정당을 통해 정치에 몸을 담는 것이 일반적인 하나의 ‘코스’였다. 그런데 진보정치세력이 제도권 정치화 된 상황에서 이들은 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은 학내 문제 보다는 사회적 현실에 보다 더욱 관심을 쏟게 되었고, 이는 일반 학우들이 운동권 학생회에 보다 더욱 등을 돌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일반 학우들은 이들을 이기적이고, 자신들만 아는 말이 통하지 않는 집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운동권 학생과의 벌어진 간극을 다시 좁히는 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만큼 불신도 깊거니와 무엇보다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는 요즘의 대학생들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운동권 총학은 사실 요 근래의 ‘트렌드’이다. 운동권에 반감을 갖는 요즘, 각 대학교의 총학생회 선거 유세를 봐도 누가 운동권이고 누가 비운동권인지 겉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이는 운동권에 대한 비호감의 수준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고도 볼 수 있다. 동시에 요 근래의 대학교 총학 선거를 보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논란을 종종 접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뉴라이트 총학’ 논란이다.



뉴라이트에 대해서는 달리 설명하지 않겠다.(그들의 활동과 행적에 대한 많은 논란과 비판들은 아마 대부분 아실 거라 생각한다.) ‘뉴라이트 총학’, 이들은 쉽게 말해 보수주의 계열의 총학생회를 말한다. 실제로 몇몇 학교의 총학생회가 뉴라이트 계열인 것으로 알려졌고 (물론 그들은 부인하지만), 2007년에는 일부 학교의 학생들을 주축으로 ‘뉴라이트 대학생 연합’이라는 조직이 발족했다.



그런데 이 조직의 3대 주력사업 중에 하나는 ‘뉴라이트계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 회장단 후보 배출’이다. 운동권 총학생회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그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더더군다나 이들은 ‘뉴라이트 전국 연합’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상의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좌파 학생회’가 지난 수십년 동안 계속되어온 상황에서 그들도 역시 학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한쪽을 깎아내린다던가, 혹은 이념논쟁을 통한 우위를 확보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는 이런 방식으로 총학생회 선거를 이념화 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내가 다니는 학교 역시 마찬가지 문제로 지난해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쟁 중이다. 물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들은 당연히 뉴라이트와 관련이 없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확실한 물증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좌우를 떠나 특정한 정치적, 이념적 색채를 가지고 있는 학생회는 안 그래도 별 관심없는 일반 학생들의 이목을 끌기엔 역부족이고, 오히려 반감만 살 우려가 높다. 때문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총학생회장이나 단과대 학생회장에 출마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관련 이력을 최대한 밝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그들이 실제로 특정 정치집단에 속해있다고 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논란은 선거철에만 잠시 반짝하고 다시 수그러들곤 한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하던 도중에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목민정치학교’ 학생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뉴라이트 계열의 정치세력을 키우려는 속셈인가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조금 살펴보다 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많은 교육 과정 중에, ‘캠퍼스 리더십’ 과정이라는 것이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뉴라이트 전국 연합 사이트를 방문하여 ‘캠퍼스 리더십’ 과정의 대상은 누구고, 대체 무엇을 가르치는지를 알아보았다. 홈페이지에 설명된 각 코스별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학생운동 지도자 과정에서 이들이 가르친다는 것은 학생회 운영방법, 선거운동 실무, 학생운동의 방법이라고 나와 있다. 대체 이런 것들을 어떻게 교육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것들이 교육을 할만한 주제들인가? 더더군다나 좌파 학생운동을 순수하지 못하고 폭력적이고 너무나도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는 보수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들은 뒤에서 이런 식으로 대학교 총학생회를 뉴라이트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뉴라이트 세력이 대학교에 얼마나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학내의 정치세력은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정도로 알려져왔다. 그중에서도 민주노동당은 앞에서 밝혔듯 우리 사회의 대표적 진보정당으로 당내에 산하기구로 ‘학생위원회’까지 두고 있을 정도이다. 이 ‘학생위원회’ 산하에는 일부 대학교 학생위원회가 있다. 이들은 주로 학내외에서 진보적 관점으로 사회 비판이나 학내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 이슈화를 시도한다. 때문에 주요 관심주제는 정치적 사안이 많다. 그렇기에 많은 학우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는 힘들다. 오히려 이들이 주체가 되어 학생회를 꾸려온 일부 대학교 학생들은 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자유게시판을 통해 이들을 비난한다.



우리학교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는 ‘민주노동당=총학생회’ 라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이런 운동권 학생회를 ‘종북세력’, ‘주사파’, ‘NL', ’빨갱이‘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 댓글까지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점이다. 만일 이런 분위기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다소 의혹을 제기라는 글을 올리기라도 하면, 그 글을 올린 사람은 삽시간에 ’매장‘된다.



한마디로 온라인상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가 없다. 그랬다가는 바로 악플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더군
다나 총학생회 선거가 다가오면서 커뮤니티에 방문하는 학생들 중심으로 비 운동권 출신 총학생회장 후보를 지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압도적이다. 지난해 선거부정시비로 총학생회장 선거는 무효화 되었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꾸려져온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비대위의 특성상 전체학생의 대표자로써는 한계가 있고, 이 때문에 촛불시위를 비롯한 많은 사회적 이슈에 동참하는 문제들로 학내 게시판에서는 많은 논쟁이 있었다. 이는 다시 운동권 학생회의 정치적 사안 참여에 대한 논쟁으로 옮겨 붙었고, 일부 학생들은 학내에서 학생 복지와 학교 개혁 등의 문제는 등한시하고 오로지 촛불투쟁과 정치적 사안에만 목소리를 내는 운동권 세력을 몰아내야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을 향한 각종 의혹들을 제기하며 심지어는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동권 출신 후보의 낙선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데에 있다. 그것도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특정 후보의 비판을 넘어서서 비난으로 이어지더니 이념논쟁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그들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 후보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는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즉, 운동권 후보 측에서 상대 후보가 뉴라이트 지원을 받고 있고, 재단과도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흘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티에 이글을 처음 올린 사람의 반응은 ‘자기도 누구에게 들은 건데,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가 없다.’라는 식으로 응답을 하였고, 끝내 해당 글은 삭제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논쟁은 점점 가열되고 있고, 이제는 이러한 분위기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물론, 나 역시도 이러한 소문들과 논쟁에 대해 일반 학우의 한사람으로써 확실하게 그렇다 아니다를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이러한 논쟁에 큰 관심조차 갖지 않았었다. 생산적이지도 않을뿐더러 그저 소문은 소문일 뿐이니까, 게다가 이렇게 비난을 받게 된건 운동권 총학생회가 자초한 바도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무관심함이 약간이나마의 ‘의혹’을 품게 만든 계기가 있었다.
얼마전에 학교 총학생회 게시판에 찾아가려고 OO 대학교 총학생회를 검색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내 시야에 이런 글이 확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출처를 보니 보수세력들의 카페로 유명한 이 곳은 지난 촛불집회 당시 유명해진 곳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 우리학교와 관련된 글이 올라와있다니,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클릭해보았다.

 


 
이글을 올린 사람은 해당 사이트에 우리학교와 관련해서 올린 글이 이것 말고도 여러 건이 있었다. 이 글에서 내가 가장 크게 놀란 이유는 셋째줄에 있는 ‘경영학과는 철저한 친mb' 라고 표현한 대목 때문이었다. 일반 학생으로 보이는 글쓴이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런식으로 자신있게 표현했는지 그리고 경영학과라면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온 학생의 소속인데, 그렇다면 그와 뉴라이트 조직과의 연관성 여부에도 의문이 생겼다. 이 글이 올라온건 11월 11일, 해당 후보의 출마 소식이 알려진 건 11월 10일,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도대체 글쓴이는 누구일까?.. 궁금해서 밑에 다른 글 역시 검색해보았다. 
 
 

 

그는 지난 8월에도 같은 사이트에 이런 글을 올렸다. 여기에서도 그는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일반 학생들의 의견들을 놓치지 않고 살펴봤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는 사람들에게 학교에 항의전화까지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련의 흐름을 보아하니, 그는 분명히 재학생이 분명하고 뉴라이트와 관련된 학생일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래서, 해당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하고 글쓴이 닉네임으로 다시 한 번 검색을 해보았다.





나는 이 글에서 그의 정체에 관해 힌트를 얻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검은표시를 해놓긴 했지만, 전과(oo과 -> xx과)를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나는 문득 그의 정체에 대한 단서 하나를 유추할 수가 있었다. 우리학교에도 뉴라이트 대학생연합 지부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거기 참가자 명단중에는 oo대학교 뉴라이트 대학생연합(대표: oo학과 06‘ 000)라고 나와있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와 이 글쓴이는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그와 논란이 되고 있는 총학생회장 후보와의 관련성 여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우리학교 게시판이 익명화로 된 후, 그가 학교 게시판에서 학생 운동권에 대한 비난 여론에 편승해, 이를 더욱 한쪽으로 몰아가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마저도 뚜렷한 근거는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성상 누가 글을 쓰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 세력이 학교 안에 번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통해 어느정도 확인이 되었다고 본다. 특히, 그가 11월 11일에 올린 글은 마치 경영대 출신 학생회장 후보가 당선이 되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느껴질 정도이다.




[뉴라이트, 이젠 대학사회로의 진입?]



이는 개인의 의견쯤으로 터부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우리학교에도 뉴라이트 연합체가 결성되어있다는 점, 글쓴이가 모 사이트에 쓴 많은 글들과 학교 게시판에 올라오는 끊임없이 특정정당만을 비난 하는 글 등을 종합해 볼 때, 지금 일어나는 이 모든 것들이 과연 순수성에 기반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는 지지기반의 세력도 넓혀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논리를 젊은이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도 존재할 것이다. 사회와는 달리 대학가는 예전부터 진보세력이 주축을 잡고 있어 왔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실제로 민주노동당 산하에는 일부 대학교 학생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일부 대학교 총학생회나 단과대 학생회장이나 간부 학생들이 여기에 소속되어있다.



하지만 이들이 이야기 하는건 일반 학우들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학교와 같은 공간에서 그들의 관심사들(이를테면 노동문제나 인권문제)은 주목을 끌고 폭넓은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커뮤니티 상에서 이번에 운동권 총학생회장 후보(올해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문과대 학생회장)는 엄청난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것은 바로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는 점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일부 학우들은 민노당에 항의전화까지 걸겠다고 하고, 일부는 낙선운동까지 전개하겠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더욱이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비단 해당학생의 인권침해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 중에는 해당 후보 학생의 전적 대학 출신 문제(편입생이라는 이야기가 있으나 이 또한 사실 무근임)까지 들먹이며 그학교나 잘 다닐것이지 남의 학교에 왜 편입해서 시끄럽게 구느냐는 비아냥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당 후보의 이력(특정정당 가입)과 올해 총학 비대위 위원장 시절 불거진 회계처리 문제 등의 의혹등과 연합되어, 사실상 비난의 수치가 그 도를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해도 그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려는 분위기 보다는 ‘내편, 네편’ 으로 갈라 배척하고 싸잡아 매도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학교가 재벌기업(두산)으로의 재단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특히 9월이후, 자유게시판이 커뮤니티로 전환되면서 익명성이 보장되면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글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등록금을 내리자는 이야기 가운데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오히려 올리자는 주장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입학 점수 낮은 학과들의 통폐합을 통해 학교 입결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주장, 교수평가는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고, 반론을 제시하면 좌파, 빨갱이, 반개혁세력으로 바로 낙인찍혀 온라인 ‘왕따’가 되어버리는 상황이다.



얼마전에는 학교가 학교 개혁을 위해 유명 컨설팅사에 의뢰를 한 것들 중 일부가 공개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문과대 교수들이 문제제기를 하며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는 순간 문과대 교수들에 대한 엄청난 ‘융단폭격’이 진행 되었다. 심지어는 문과대 교수들은 빨갱이고, 좌파이며,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우선시 하는 비양심적인 세력이라고 규정까지 지어버렸다.



현실적으로 학교의 개혁은 필요하고, 또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우리학교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방식으로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밀어붙이기식, 묻지마식 여론에 의해
추진되는 개혁이라면 분명히 지양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뉴라이트라는 증거는 없다. 또 그렇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의 사고방식과 논리, 그리고 말하는 방식은 뉴라이트들이나 우리가 인터넷 게시판에서 흔히 접하는 ‘알바’ 들의 그것과 흡사하다. 현실적 논리만을 무조건 지지하며 등록금 인상을 찬성하고, 효율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학과통폐합을 찬성하며,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좌파, 비 개혁적 세력이라고 깎아내리고, 특정 정당을 종북세력, 좌익세력, 심지어는 북한에나 가라는 식의 발언들이 눈에 종종 띄는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그들의 존재가 학내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그들에 의해 대학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주> 심현진 님의 글에 대한 반론이 와서 올립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8/11/27 - [2008 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 "뉴라이트의 승리가 아니라 운동권의 패배다" (중대 총학 선거에 대한 반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