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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속보) 국민대에 이어 울산대도 운동권 후보 당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1. 26.

올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최대 이변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울산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 
운동권 후보가 당선된 것입니다. 

울산은 평균 소득 4만불 도시입니다. 
재단 이사장은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입니다. 
공대 위주의 대학으로 현대중공업 취업을 위해
재단 눈치를 많이 보는 대학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비운동권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여기서 운동권 후보가 당선된 것입니다. 







울산대학교는 총학생회 선거 때마다 운동권 후보와 비운동권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곳입니다.
이들은 총학생회 선거에서만 붙는 것이 아니라 졸업해서도 맞수가 됩니다.
비운동권 진영은 한나라당 선거운동을 하고 운동권 진영은 민주노동당 선거운동을 하는 등 평생 대결하게 됩니다.



울산대 선거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운동권 후보가 지고 있었습니다.
현 총학생회 라인에 속하는 권순용 전 총학생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선거 결과가 관심을 모으는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운동권 후보가 당선된 곳입니다. 


오늘 새벽 5시30분 무렵, 기호 1번 이석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의미와 파장을 이유진(전 울산대 신문사 편집국장)님이 전합니다. 



기호 1번 이석태 후보 선거운동 모습.

기호 2번 안상현 후보 선거운동 모습.





11월 6일부터 나흘 동안 추천인 명부를 받는 것으로 울산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시작됐습니다.


11월 9일, 기호 1번 레디액션 선거운동본부(이하 레디액션 선본) 정후보 이석태(경영학ㆍ4), 부후보 박인경(정치외교학ㆍ4)과 기호 2번 두루두루 선거운동본부(이하 두루두루 선본) 정후보 안상현(생명과학부ㆍ4), 부후보 이승인(산업정보경영공학부ㆍ4)이 후보등록을 마쳐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2주 간의 선거운동을 마치고 바로 하루동안 투표가 이뤄져 오후 11월25일 오후 11시부터 개표가 이뤄졌습니다. 
레디액션 선본은 “‘행동으로’ 해결하는 등록금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두루두루 선본은 학내 모두를 점검해 한 명의 학우들도 놓치지 않고 두루두루 살피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각 단대별 세부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눈여겨 볼만 한 점은 양 선거운동본부 모두 올해 총학생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는 점입니다. 올해 총학생회의 경우, 지난해 선거 당시 다기능 USB(mp3 기능 포함) 배부와 학내 주차 및 보행권 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타워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지난 6월 초 학우들에게 mp3를 지급했으나 처음 약속했던 날짜보다 늦어졌을 뿐 아니라 불량품이 다량으로 나오면서 학우들의 큰 원성을 샀습니다. ‘주차타워’의 경우, “대운동장 지하에 주차타워를 건설하는 것은 국내 건설기술로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이행하지 못했고 여름방학 동안 학생식당과 매점의 운영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인상되는 등 학우들은 총학생회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러한 올해 총학생회에 대한 평가가 이번 2009 총학생회 선거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습니다. 레디액션 선본은 “mp3ㆍ주차타워ㆍ학생식당ㆍ매점 등 언제나 말뿐인 총학생회는 사양한다”는 평가와 함께 ‘행동하는 총학생회’를 2009 총학생회의 상으로 제시했다. 두루두루 선본 역시 ‘똥덩어리 mp3, mp3는 우리 집 냉장고 받침대, Mp3 Play시켰더니 3초만에 꺼지네’ 등의 다소 파격적인 플래카드를 학내 곳곳에 부착하며 mp3와 주차타워 문제 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올해 총학생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두루두루 선본은 운동권-비운동권의 대립을 비판하며 그 어떤 세력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한편, 선거 하루 전날인 24일 오전에 레디액션 선본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일부 단대에 배포되고 플래카드가 찢기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보름여동안 이어진 총학생회 선거운동은 24일 오후 11시 59분을 기해 최종적으로 마무리됐고 25일 오전부터 투표가 시작됐습니다. 양 선본의 후보자들은 ‘투표 독려’를 위하 하루종일 단대 곳곳을 부지런히 누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산경대 학우들의 투표가 오후 10시에 최종 정리가 되고 투표함이 개표장에 모두 모이자 오후 11시부터 개표가 시작됐습니다. 의대를 필두로 해 의대ㆍ인문대ㆍ경영대ㆍ생활대ㆍ사회대ㆍ산경대ㆍ음대ㆍ미대ㆍ디대ㆍ건축대ㆍ자연대ㆍ공대 순으로 개표가 진행됐습니다.


개표가 시작된 지 5시간 20분만인, 26일 오전 5시 20분 레디액션 선본이 전체 투표인원 7,310명 중 3,983표를 득표해 850표 차이로 두루두루 선본을 제치고 울산대학교의 2009년 총학생회로 선출됐습니다. 


2009년 울산대학교 학우들의 권리를 대변할 레디액션 선본의 두 당선자는 “레디액션의 승리는 1만 2천 학우들의 승리이며 그 학우들의 이야기들을 잊지 않겠다”며 “열심히 뛰어 다니며 공약을 제대로 지켜나가는 총학생회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