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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친구들 (298세대론)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11.


298세대론과 관련해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독설닷컴'에 트랙백으로 걸린 글인데
찾아가서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

블로거뉴스에 이미 송고된 글이라
전송하지 않고 공개만 합니다.

원저자를 만나보고 싶으시면
조아신님의 블로그 (actionbasecamp.net)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30대 중반과 후반 사이...
금융위기와 실물경제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오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듣고 문득 지금 우리의 친구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다고 하니 증권사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 생각이 나고,
아파트값도 이제 내려가고 있다고 하니 대출받아 아파트를 장만한 친구 생각이 나고,
교육비용도 계속 높아진다고 하니 그래도 제 자식 하나는 잘 키워보겠다고 6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며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친구 생각이 났다.



두려움...
인생에 대한 두려움의 싹들이 자라고 있을 나이다.
늦은 저녁 소주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나면 그런 속내를 내비친다.



70년대 초반
이들이 태어난 시기는 70년대 초반.
정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난 시기이다.


초등학교 때 한반에 68명이 모여서 공부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오전반, 오후반을 나누기까지 했으니까...
(그래도 초등학교의 추억은 여전히 아련하다.)

 


80년대 말.. 전교조
시간이 지나서 고등학생이 되었다.
여전히 서울대학교를 한 학교에서 몇명이나 보냈는가가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지만 그걸로 서열을 매기지는 않는 시기였다. 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학원은 가지 않았고, 가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단과학원을 다녔던 시기였다.



그리고 이들이 고등학생일 때 '참교육'이 나왔다.
좋아했던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쫓겨나고 선생님들은 전교조와 비전교조와 나뉘었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모두 '참교육을 외치는 선생님'들이 좋았다.
학생조직도 결성되고, 고등학교 내에서 집회도 하고, 근처 대학으로 연대집회도 나갔다.
그렇게 참교육을 외쳤던 친구들 중에는 바로 공장으로 간 친구도 있었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재수를 한 친구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대학이라는 곳을 갔다.



90년대 초
대학에 가자마자 강경대라는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다.
그리고 계속되는 분신...... 거리에서 보낸 4월과 5월...
그러나 곧 반격이 시작되었다.
정원식 총리가 달걀을 맞고 밀가루를 뒤짚어썼다.
학생들은 패륜아가 되었다.

 


8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닌 선배들은 사회주의권의 붕괴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철학을 버렸고,
어떤 사람은 지하에서 공개된 장소로 나왔다.



그리고 문화코드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서태지가 등장했고, 포스트 모던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기성세대들은 우리의 친구들은 신세대니, X세대니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러나 저러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군대에 갔다.
2년..... 군대에 가고 복학하게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캠퍼스를 떠나야 하고,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
경쟁의 시대이긴 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90년대 말 IMF
하지만 재수없게도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터져버린 IMF구제금융..
지독히 운도 없었던 친구들...
취직했다고 좋아했는데 IMF가 터져 취직이 취소된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야 나중에 소송을 통해 일정부분 보존받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


 

그래도 그래도... 어떻게든 취직을 해서 잘 지내왔고...
10년을 버티니 이제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을 친구들...
말단 사원에서, 대리로, 과장으로.....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을 친구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가정을 꾸리고, 집을 장만해보려고 하고, 주식도 하고 살아왔을 친구들
하지만 이들이 낳은 아이들은 이전에 없었던 아토피와 같은 병으로 고생을 하고,
교육비용을 계속 늘어나기만 하고... 직장을 그만둘 나이는 점점 빨라지고..



친구들....
이전의 선배들처럼 부동산으로 돈을 좀 벌어보겠다고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샀을텐데......
아파트값이 이제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대출이자의 압박은 조여올 것이다.



술 한잔 걸치면 마음 속에 가두어두었던 자그만한 양심의 목소리들이 기어올라온다.


"나도 내 몸바쳐서 일하고 떳떳하게 번 돈으로 살고 싶다. 땅사고 집사서 돈벌고 싶지 않아..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래가 불안한데... 남들 다 그렇게 돈버는거 보면 솔직히 욕심이 생겨.... 근데 내가 생각해도 이건 아닌거 같아..."



그게 좋건 나쁘건간에
이제 막 그런 대열에 합류하려고 했던 친구들인데
뭔가 얻어보기도 전에 주저앉을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두려울 것이다.
희망을 찾기 힘들 것이다.



모든 세대별로 자신들만의 추억이 있거나 특별하다는 뭔가가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 30대 중후반의 세대들은
정말 시대적 운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매주 로또를 사는 친구가 생각난다.
그것도 돈이 아까워서 딱 2,000원 어치씩만 산다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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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래도 길은 있을겁니다.
없었던 길을 함께 만들온게 인간의 역사이니까요.....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