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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위기의 대학언론

블로거뉴스로 명지대 조교의 한을 풀어주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2. 13.


어제 블로거뉴스의 힘을 느꼈습니다.
명지대 박용석님이 쓴
명지대 비정규직 조교 문제에 대한 글이
다음 메인화면에 떴습니다.


학보에서도 삭제되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삭제되고
주류 언론에는 나오지도 않았던 
그들의 억울한 사연이 
블로거뉴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그 막전막후 이야기를 전합니다. 


명지대 비정규직 조교들의 해고 문제를 다룬 명지대 학보가 해당 기사가 삭제된 체 발행되었다.



이야기는 제가 대학 총학생회 선거를 취재하던 보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명지대에서 ‘다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 박용석님을
명지대 총학 선거 취재를 위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박용석님은 ‘시사저널 파업’ 당시 ‘시사서포터스’ 활동을 하면서 우리를 도와서 알고 이전부터 잘 지내던 분이었습니다)
박용석님은 명지대 총학 선거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알려주었습니다.


총학 선거 취재를 위해 만났을 때부터 박용석님 명지대 비정규직 조교들의 해고 문제를 줄기차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그만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문자와 전화로 알려 왔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조교 해고 문제를 다룬 명지대 학보 기사가 삭제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며 호소했습니다.
시사저널에 있을 때 겪었던 ‘삼성기사 삭제사건’의 망령이 떠올라 이에 대해 <독설닷컴>에 올렸습니다.



박용석님은 명지대 상황을 계속 알려왔습니다.
비정규직 조교 해고 문제에 대한 간담회가 학교 측의 방해로 무산될 뻔했던 이야기...
자신과 대학노조 명지대 지부장의 아이디가 차단되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없게 된 이야기...
온통 안 좋은 소식뿐이었습니다.



명지대 비정규직 조교 해고 문제와 관련된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던 강의실을 학교 측이 폐쇄해 학생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화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시사IN>에도 아이템을 냈지만 한 대학의 비정규직 문제로 지면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성신여대 사례나 연세대 사례를 묶어서 다뤄보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해고된, 혹은 해고될 조교분들은 올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천근만근이겠지만,
과연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써줄 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각을 좀 틀었습니다.
비정규직 조교들 이야기를 직접 하기보다,
‘내 옆의 비정규직을 위해 싸우는 대학생들’이라는 컨셉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소구력이 더 있을 것 같아서
박용석님께 그렇게 정리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학생들, "대학 내 비정규직부터 지켜주자"'라는 글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 글의 추천수와 조회수가 빠르게 늘면서
블로거뉴스 베스트에 오르고
다음 메인 화면에까지 노출되게 되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이런 기사도 다음 메인 화면에 나올 수 있구나’하고 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명지대 재학생들도 놀란 듯 보였습니다.
당연합니다.
학보에도 나오지 않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삭제된 이야기라 이런 문제에 대해 알 길이 없었을 것입니다.
댓글로 ‘대학 비정규직 조교’ 문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명지대학교 학교 홈페이지에 박용석군이 로그인을 시도하자...



아이디를 찾을 수 없다는 화면이 떴다...그리고,



이런 통지문이 그와 대학노조 지부장에게 왔다.




이번 사례는
블로거뉴스의 존재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작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이야기가
큰 뉴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예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총학생회 선거 관련 문제를 제기하자 박용석님에게 왔던 협박 문자들


그리고 명지대 조교분들의 이런 억울한 사연을 알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박용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박용석님은 총학생회 선거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다 문자협박을 당하기도 했지만
계속 꿋꿋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노력으로 명지대 비정규직 조교 해고 문제도 공론화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 명지대 조교협의회 공식카페 : http://cafe.daum.net/MJU-MW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