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미디어발전국민연합(미발연)의
변희재 공동대표를 만났습니다.
변 대표와 조흡 이창현 교수 등이
좌우합작 소통 세미나를 기획하는데,
저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강준만 조흡 원용진 전규찬 교수 등이 만든
'소통포럼'이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좌우합작 모형의 '소통포럼 시즌2'가 만들어졌습니다.
좌파와 우파 논객의 소통을 주선해
접점을 찾아보는 것이 이 포럼의 목적입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모임의 기획회의 후에 MBC 박혜진 앵커가 파업 직전에 했던 클로징 멘트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변희재 대표가 속한 미발연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해서 심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미발연에서 문제 삼은 박혜진 앵커와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멘트에 대해서 중징계가 예상된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고라 청원을 통해 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이 자리에서 변 대표 민원 때문에 심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변 대표가 성명을 내고 문제제기를 하거나 소송을 건 경우가 너무 많아서...)
변 대표가 정책위원장으로 있는 인터넷미디어협회(인미협)에서 손정은 아나운서의 촛불집회 참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이것이 중앙일보 등에 기사화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변 대표와 비공개 논쟁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손정은 아나운서와 마찬가지로 박혜진 아나운서도 자신의 입장을 스스로 변명하기가 힘듭니다.
MBC 뉴스에서 변명할 수도 없고(파업을 안한다고 해도), 외부에 기고를 해서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해 포럼에서 '왼쪽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오신 분들이 이에 대해 좀 비판을 했습니다.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은 변 대표에게 "당신은 자신의 뉴스 사이트(빅뉴스)에서 수시로 사적 의견을 개진하고 자신이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서 매일 올리면서 왜 박혜진 앵커가 자신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을 앵커멘트에서 밝히는 것은 문제 삼느냐?"하고 물었습니다.
변 대표는 "인터넷뉴스와 방송뉴스에 부여되는 책임성은 다르다. 나처럼 자기 주장을 하고 싶으면 인터넷뉴스를 만들어서 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조흡 교수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방송법 개정 논리를 적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방송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않기 때문에 조중동이나 재벌의 참여를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방송법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논리인데, 그런 논리대로라면 수많은 방송 중 하나인 공중파 방송에서 개인 주장을 하는 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뉴스 화면에서 안보이게 되는데 시청자들에게 그 이유를 고지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하고 묻자 변 대표는 "다음날 신경민 앵커가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중징계와 관련해서 그는 "판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하는 것이고, 심의를 해달라고 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본다. 징계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심의를 요구한 것이다. 어떤 심의 결과가 나오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박혜진 앵커와 언제든 공개토론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변희재 대표가 문제 삼은 파업 전날 박혜진 앵커의 클로징 멘트입니다.
저는 이 멘트는 박혜진 앵커가 '주관적 이념'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객관적 정의'를 부르짖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을 뿐더러,
뉴스의 본령인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획득하기 위한 당연한 자위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ANC▶
본사를 포함한 언론노조가 내일 아침 방송법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ANC▶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때, 행여 자사이기주의 그리고 방송이기주의로 보일까 걱정되지만 그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ANC▶
성탄절 뉴스데스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그리고 '소통포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소통포럼'의 목적은 좌파와 우파가 만나서 단순히 토론 실력을 겨루는 자리는 아닙니다.
어디까지가 서로 공감하는 주장이고
어디서부터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을 점검해보기 위한 것입니다.
저도 인터넷생태계의 무한 포식자인 포털에 대해 변희재 대표의 기본 문제의식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나는데,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 다른지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아마 첫 테마는
한겨레 경향 등 진보언론과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서 대표성이 있는 인물이 나와서
양극화된 보도 성향에 대해서 토론을 벌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문의 매체비평 담당자와 방송의 매체비평 담당자가 만나는 자리도 주선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만남을 통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가 정말 궁금한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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