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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몸살 프로젝트

조중동, 사상 최악의 악수를 두다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7. 2.

조중동이 미디어다음에 뉴스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조중동 사상 최악의 악수가 될 것이다.
조중동이 네티즌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블로거가 등장한 '미디어 2.0' 시대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네이버뉴스가 후폭풍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조중동, 미디어 대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조중동이 미디어다음(다음커뮤니케이션)에 뉴스 공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7월5일을 전후해 뉴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개별적으로 다음 측에 알렸다는 것이다. 뉴스 공급을 중단하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다음 카페와 아고라에서 이들 신문에 대한 광고주 압박 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단언하건데, 이것은 조중동 사상 최악의 악수다. 왜? 간단하다. 이것은 조중동이 다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조중동은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의 엄청난 ‘반감’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조중동 스스로 전선을 펼친 것은 ‘반조중동’ 정서의 결집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정치부 기자라서 그런지 판 위주로 보게 된다).


이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을 넘어, 불에 탄약통을 던지는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다. 일단 이번 조중동의 기사 공급 중단은 ‘연합뉴스’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포털 기사는 해설기사보다 스트레이트 기사가 주력인데, 이미 이 부분에서는 연합뉴스가 선전해왔다. 물론 다른 일간지에도 기회가 될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미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파란닷컴’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5개 스포츠신문사의 스포츠 연예 콘텐츠를 독점 계약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미디어다음과 네이버뉴스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이후 마이데일리 고뉴스 뉴스엔 등 스포츠 연예 콘텐츠 제공업체가 생겨 스포츠신문의 시장만 잠식했을 뿐이다.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다. 


또한 이는 ‘미디어 2.0’ 시대와 ‘저널리즘 2.0’ 시대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이제 네티즌은 단순히 기사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다음아고라’에서 기사에 대해서 토론하는 존재고, ‘블로거뉴스’를 통해서 스스로 전달하는 주체가 되었다. 다양한 대안미디어가 부상하는 현 시점에서 조중동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일단 조중동이 기사 제공 중단을 정식으로 통보하기 전에 구두 통보를 한 것은 ‘떠보기’를 한 것일 수도 있다. 대충 겁을 줘서 자신들이 목적한 바, ‘광고주 압박 운동에 대한 차단’을 달성하고 기사를 계속 제공할 수도 있다. 서로 피해를 보기 전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전략기획국 최진순 기자는 다음에 대한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과 관련해 세 가지 관전포인트를 제시했다. 조중동이 다음에 기사공급 중단을 얼마나 오래할 수 있겠는가. 다음이 조중동 뉴스를 받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는가, 뉴스 소비자들이 탈네이버, 친다음 성향이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가 그것이다.


다음에 대한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은 네이버에 후폭풍을 입힐 것이다. 네이버는 이런 시비에서 벗어나고자 ‘뉴스 편집 중단’을 선언했으나, 전장이 될 수밖에 없다. 조중동과의 싸움을 위해 네티즌들이 미디어다음으로 몰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네이버가 절대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검색서비스까지 여파가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사IN>기자로서 이 싸움이 흥미로운 이유는 미디어다음과 네이버뉴스의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판단의 차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뉴스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시사저널>과 <시사IN>에 대한 판단이다. 현재 <시사저널> 기사는 네이버뉴스에 전송되고 있고, <시사IN> 기사는 미디어다음에 전송되고 있다.


<시사IN> 기자들은 <시사저널>에 있으면서 사주의 무도한 기사 삭제에 항의하고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며 파업하다 그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자 모두들 나와서 <시사IN>을 창간했다. 이에 미디어다음은 <시사저널>과 계약을 해지하고 <시사IN> 기사를 채택했다. 반면 네이버뉴스는 기자협회에서도 제명된 <시사저널> 기사만 전송된다. 우리도 이 싸움에 살짝 숟가락을 걸치고 있는 셈인데,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