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
  • 어른의 여행 큐레이션, 월간고재열
  • 어른의 허비학교, 재미로재미연구소
연예IN 연예人

동갑내기 연예인 지망생이 고 장자연에게 보내는 편지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9. 4. 11.


 

<편집자 주> 일전에 취재했던 연예인 지망생 중 고 장자연과 동갑내기인 지망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연예인 지망생'이라고 말하기보다 신인 배우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네요.
아니 그것도...장자연씨처럼 데뷔한지 5년 이상 되었으니...그것도 딱 맞지는 않고,
'무명 배우'라고 하면 될 것 같네요.

장자연과 비슷한 시기에 연예계에 들어왔고 비슷한 수준의 성취를 이룬 배우였습니다.
장자연 죽음을 보고 문득 그 배우 생각이 나서,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서 장자연의 죽음에 대해서 글을 한 번 써보라고 부탁을 했는데,
글이 와서 전합니다. 


고 장자연씨.



만난 적은 없지만,
언젠가 만난 것 같은
아니면 언젠가 만나게 될 자연이에게


글 - 유가영 (배우)


요즘 밖에 나가면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을 감상하느라 걸음걸이가 무척 가벼워진다.
인생이란 거 때론 슬플 때도 있지만,
그 슬픔이 지나가면 반드시 기쁨이 오고
그렇게 희비가 교차되면서 살아가는 거 그런 것인 거 같아.
자연이는 슬픔이 가시고 기쁨만이 남아있는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갔네..ㅜㅜ

왜 그랬을까?
그것이 자연이의 운명일까? 
아님 인내심이 약했던 것일까?
그건 하늘만이 알겠지.

나도 그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오면서 좋은 날보단 힘든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어.
힘든 시절 좌절도 많이 하고 죽고도 싶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교차되었지만,
난, 배우가 되고 싶었지.

내가 죽으면 날 누가 알까?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인식이라도 할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난 자연이의 죽음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배우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자연이와 같은
아니 같진 않더라도, 비슷한 형식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난, 나만의 길을 가고 있어.
지금도.
어린 시절( 여기서 어린 시절은 20대초..ㅋㅋ)
여기저기 스폰서의 유혹도 있었지만, 내가 소심했던 탓인지 난 그 손길을 받아들일 수 없더라.

난 자존심이 쓸데없이 강했었던 같어.
그래서 그런 유혹은 유혹으로 느껴지지도 않고 나만의 길을 창조하겠노라 큰소리 떵떵 쳤지.ㅋㅋ
지금 생각하면 자존심을 넘어서서 비현실주의적인 똥고집이 아니었나 싶네.
과유불급~! 
내 자존심이 너무 지나쳐서 현실적응이 순조롭지 않았단 생각도 들고..

한살 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자존심이 없어진 건 아니고,
아주 최소한의 내 자아만을 지키고 나머지 것들은 유들유들해지려고 하고 있지. 
계속 자존심 덩어리일 줄 알았는데, 사람이 변하대..
생각이 행동을 주도하는 거니까..ㅋㅋ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까, 얼굴도 바뀌고,
얼굴 분위기가 바뀌니까, 어릴때보단 오히려 일도 더 들어오고..
그래서 좀 편해졌어.
나의 그런 변심이 얼굴표정에도 들어나서 사람들도 보고 느끼는 거겠지. ㅋㅋ

여튼 난 빠른 길은 내가 밟을 수 없는 가시밭길이라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놔버렸고,
이젠 지금까지처럼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배우의 길을 갈꺼야.
내 숨이 끊어지는 그날까지 배우로 살고 싶고,
세상을 대변해서 내 도구인 내 몸으로 표현하고 싶어!

자연아, 
그곳에서는 좀 편했으면 좋겠다.
부디.  

자연이를 인간이하로 대했던 각계각층 그들은 좀 혼나야돼...
제2의 자연이 또 생기지 않게.
적당히 하셨어야지.. 같은 사람이면서 .... 너무 하신거지.. 그 분들 반성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