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5월20일) 해직된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어제는 이들이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항의해 거리에 나선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투쟁 100일을 기념한다며 떡을 나눠주었는데, 그 떡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자유발언을 마치고, 언제나처럼 이들은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공연은 좀 특별해 보였습니다.
마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내 노래 실력이 한 달에 70만원도 못받을 수준이냐"라고 항의하는 것같이 들렸습니다.
문화부 장관 앞에서 공개 오디션을 자청한 것 같았습니다.
이들의 노래가 이날따라 유독 애절하게 들렸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아는 문화부 공무원을 만났는데 그러더군요.
담배 피우러 나왔다가 노래소리 듣고 따라왔다고. 덕분에 문화생활 잘 했다고.
문화적이지 못한 장관 밑에서 고생하다가 국립오페라합창단의 '문화시위' 덕분에 잠시 숨을 돌린 것이지요.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은 한 달에 70만원 정도를 '연습비'로 받는 '비정규 계약직'이었습니다.
국립 단원이라는 명예 하나와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불리한 조건을 감내했습니다.
부족한 생활비는 각자 레슨을 통해 메웠습니다.
그렇게 꿈과 열정을 바친 곳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났습니다.
'경비절감'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오페라에서 합창을 뺄 수 없을진대, 이런 실력을 갖춘 합창단을 이보다 더 저렴하게 불러 쓸 수 있을까요?
월급 70만원도 받지 못하고 쫓겨난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의 노래 실력 한 번 감상하시죠.
그리고 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과연 이들이 한 달에 500유로(혹은 500달러)도 받지 못할 실력이냐고 한번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정찬희 단원의 독창입니다. <밤의 여왕>을 불렀습니다.
정찬희씨 오마이뉴스 인터뷰 동영상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401124807415&p=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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