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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기자들, PD들/삼성을 쏜 난장이들

소설가 김훈의 <시사IN>에 대한 고언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9. 11.




"사실에 바탕해서 의견을 만들고

의견에 바탕해서 신념을 만들고

신념에 바탕해서 정의를 만들고

정의에 바탕해서 지향점을 만들라.

이게 갈 길이다."







지난 월요일 남문희 <시사IN> 신임 편집국장이 일산으로 소설가 김훈 선생을 찾아갔습니다.
김훈 선생은 <시사IN> 기자들이 <시사저널>에 있을 당시 편집국장으로 모셨던 선배입니다.
 ‘시사저널 파업’ 기간 중에도 거리편집국을 찾아오는 등 여러 차례 지지방문을 해주었습니다.
남 국장은 <시사IN> 창간 1주년을 맞아 김훈 선생으로부터 고언을 듣고 왔습니다.
(둘이 도합 4병의 소주를 비웠다고 하는군요) 



김훈 선생의 고언을 <독설닷컴>에 옮깁니다.
이 시대 매체가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 던지는 화두인 것 같습니다. 
'1인 미디어'로 활동하시는 블로거분들도 한번쯤 참고하실만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블로고스피어'의 글 중에 의견이 사실에 승하는 글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설가 김훈 선생은 '시사저널 파업' 당시 거리편집국을 찾아와 후배들을 격려해 주었다.



"사실을 증거하라. 그것이 기자의 숙명이다"



사실에 바탕해서 의견을 만들고
의견에 바탕해서 신념을 만들고
신념에 바탕해서 정의를 만들고
정의에 바탕해서 지향점을 만들라.
이게 갈 길이다.



사실에 바탕이 없으면 안된다.
정의부터 하면 안된다.
저널리스트로서 평생의 고민이 이것이다.
이것을 안 하고 신념을 얘기해서는 안된다.



사실에 입각하면 저널리즘의 살 길이 있다.
조선일보 한겨레는 사실이 아니라 의견에 입각한다.
사실에 입각하는 저널리즘이 등장하면 희망이 있다.



이것을 하려면 기자들이 엄청나게 일해야 한다.
사실에 대해서 탐구해야 한다.
저널은 각개 기자의 신념을 구현하는 데가 아니고 사실을 증거하는 데이다.
개인의 신념을 구현 하려면 정당으로 가야 된다.
저널로는 오지마라.
평생 이 생각을 했다.
이게 나의 고민이다.



편집국장은 팩트를 요구해야 된다.
이것에 대해 기자들은 일사분란하게 복종해야 된다.
이게 아니면 항명이다.



우리는 신념의 세계에서 사실의 세계로 가야 된다.
아니면 망한다.
이것을 시사IN이 해야 된다.
그게 아니면 또 하나의 조선일보나 한겨레가 된다.



내가 기자로서 배운 것은 사실의 존엄이다.
사실은 정치권력을 가진 놈도 박해할 수 없다.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기자의 사명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훈 선생의 고언을 바탕으로 <시사IN>이 
좀더 ‘사실에 근거한 매체’가 되어 독자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저녁, <시사IN>이 ‘창간 1년을 버틴 것’을 기념하는 문화제가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립니다.
정기 독자분이나, 길에서 낱권으로 사보는 독자분이나
혹은 앞으로 사볼 생각이 있으신 독자분이나
오셔서 축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