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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인 한국의 대학/전국 대학 총학 선거 감상법

총학생회장으로 '촛불후보'가 당선된 것의 의미

by 독설닷컴, 여행감독1호 2008. 11. 20.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입니다.
<독설닷컴>은
올해 이 선거 결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학 총학생회 선거의
관전 포인트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총학생회장 측의 생존여부고,
다른 하나는 촛불을 외면한
총학생회장 측의 생존여부이며,
마지막 하나는
총학생회 선거의 공정성입니다.



독설닷컴 통신원들이 각 대학의 소식을 전합니다.
먼저 어제 총학생회 선거가 끝난 국민대 소식입니다.
독설닷컴 국민대 특파원 박상익님이 '촛불후보' 당선의 의미를 짚어주었습니다.



김동환 국민대 총학생회장 당선인.





(글-박상익, 기획-고재열)



저는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요새 국민대는 ‘독설닷컴’에 소개되었듯이 총학생회 선거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직전 세 번의 총학생회장은 소위 말하는 비운동권 라인에서 단독출마한 후보였고 그들은 무리없이 당선되었습니다.



사실 단독출마 자체를 가지고 비난하기엔 무리입니다. 유권자인 학생 개개인이 보기에 맘에 들지 않는다는 후보들이 나온다 할지라도 그들은 한 해동안 학교와 학생을 위해 노력할 사람입니다. 또 경쟁자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단독출마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저는 03학번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교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은 아니나,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입해 활동하는 카페의 운영자를 맡아 활동하고 있어 대체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2003년은 국민대 학생회 역사에 있어 전환기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해 겨울에 실시된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사회문제보다 학내문제에 충실하겠다는 슬로건으로 나선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당시 많은 학교의 총학생회가 ‘비운동권’으로 바뀌는 추세였습니다. 그 뒤로 운동권 학생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인 사회적 이슈 또한 상대적으로 적어 한동안 비운동권 조직이 학생회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 2007년입니다. 2006년에 열린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 선거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렇게 당선된 총학생회 지도부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불만의 원인은 부학생회장이 선거 전에 미리 사퇴하고 총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3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맨날 하던 사람이 또 해먹는 거 아니냐”하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학과 학생회장과 단과대 임시대표활동을 하는 한 학생은 “기존 학생회가 ‘자가증식’했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항상 학생회 임기가 끝날 무렵엔 다음 학생회 준비를 해야하는데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총학생회장이 연임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부총학생회장이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해줬습니다.



여러 이야기 속에도 학생회는 항상 꾸려져 운영이 되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을 깨게 된 것이 바로 ‘촛불집회’입니다. 보수화되었다는 대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갔고 국민대 학생들도 많이 거리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거리에서 각 학교의 깃발이 높이 휘날릴 때 국민대의 깃발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학교 총학생회도 같이 참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총학생회측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갈등을 빚게 되었고 ‘촛불대학생’들은 별도의 모임을 꾸려 집회에 참가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총학생회장의 부적절한 대응 등이 학생들 사이에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총학의 인기도가 이때쯤부터 하락했고 총학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이때도 총학생회장이 공청회를 요구하는 학생에게 폭언을 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총학의 인기가 바닥으로 내려간 시기라고 봅니다.






2009년 총학생회장을 뽑을 선거가 시작됐습니다. 총학생회장 후보로는 기존 총학생회의 ‘직속라인’은 아니지만 함께 일을 했던 조지웅씨(열정으로 그린)가 출마했습니다. 작년 같았으면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투표를 했겠지만 이번엔 경선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촛불대학생이었던 김동환씨(날개를 달아)입니다.



선거과정은 일일이 열거하기엔 거북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대자보에는 “김동환은 종북주의자, 학교를 넘길 수 없다”라는 원색적인 색깔비난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의심가는 사람이 있는데 당선자측에서 명예훼손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간단하게 되짚어보자면 사회문제는 물론 학교 측에도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거본부에 학생들이 표로 화답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학생회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의 요구에 대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는 반응을 보여 많은 학생들에게 반발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요. 등록금 문제에 대해 ‘날개를 달아’는 동결이란 공약을 내세웠지만, ‘열정으로 그린’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상대적으로 모호한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다른 공약에서도 ‘열정으로 그린’측에서는 기존 학생회 혹은 학교본부에서 이미 제시한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워 ‘묻어가기’가 아니냐 하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대학생의 허리를 꺾는 높은 등록금, 학생들의 복지를 누가 해결할 것이냐에 대해 학생들은 ‘촛불대학생’ 김동환씨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대 학생들은 김동환 후보가 단순히 촛불집회에 나갔다고 혹은 이전의 총학생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할 정도로 단순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총학생회는 이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 새로운 학생회가 꼭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총학생회를 구성할 인력풀이 적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듭니다. 여기에 길고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는 등록금 투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공약대로 0% 인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0%는 힘들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시늉만 하고 끝내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김동환 당선인의 촛불집회 참석 모습.




이제 다른 학교 총학생회 소식도 속속 올라올텐데요.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의 사회참여와 함께 학생을 위한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동환 후보가 올린 글 일부를 담아두겠습니다.



11월 17일 투표를 하루 앞두고 저에게 ‘재밌는’ 유인물 한 장이 도착했습니다. 2005년 5월 23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남북대학생상봉모임’ 행사 참석을 두고 이것은 북한에 다녀왔으니 ‘운동권’ 아니냐. 라는 문제 제기였습니다. 게다가 이 행사의 주체를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로 허위기재 하고 이것을 통해 저와 실천연대를 연결시키려한 시도는 사실 관계에서도 틀렸고, 비방의 수준도 악질적입니다. 사실 그날의 행사는 일반 관광이라 치기엔 너무나 낭만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중략)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 ‘운동권’이라면 저는 너무나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내가 바로 운동권입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위에 글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것이 ‘반시대적인’ 것이었다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단체 혹은 개인이 뿌린 유인물인지는 몰라도 시대설정을 참으로 이상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화해와 평화의 시대에 북한의 대학생을 만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규탄한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논리는 죄송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