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사IN>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기자협회에 정식 가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기자협회 회원사 가입 심사는
매체 창간 후 1년이 지난 언론사에 대해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이제 1년을 버텼습니다.
앞으로 또 1년을 버티고
그리고 10년을 버티고
100년을 버티고
1000년을 버티겠습니다.
사실 이번 한국기자협회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시사저널>의 재가입을 받아주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자협회에 가입이 안된 언론사는 이런저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협회에 가입이 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취재 협조를 거부하는 경우가 왕왕 있거든요.)
지난해 우리들이 <시사저널>과 결별선언을 한 후
한국기자협회는
기자들의 편집권을 인정하지 않고
편집권 독립을 위한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시사저널>을 기자협회에서 제명시켰습니다.
<시사저널> 측에서 재가입 신청을 해서 <시사IN>과 함께 심사가 이뤄졌습니다.
저는 기자협회 선배들에게 <시사저널>의 재가입 신청을 받아준 것 자체에 항의했습니다.
우리가 복귀하기 전까지, 사실상 '영구제명' 조치를 했던 <시사저널>에 대해서
재가입 신청을 받아준 것 자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시사저널>과 동시 가입을 시킨다면
그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로 차라리 탈퇴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별로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사저널 파업' 당시 한국기자협회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정일용 전 기자협회장은 금창태 사장 면전에서 항의 성명서를 읽기도 했습니다.
지금 기자협회 운영진 선배들도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시는 분들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역시 기우였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그저 <시사저널>의 신청을 받아준 것 뿐이었습니다.
별 이견 없이 <시사IN>은 가입되었고 <시사저널>은 탈락했습니다.
조그만 결정이지만,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심기일전 하겠습니다.
시사IN 창간호
시사IN 창간호가 나온 뒤 <시사저널> 심상기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잡지를 창간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성공하는 것을 심상기 회장님이 보게 되거나
심상기 회장님이 망하는 것을 우리가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요.
(좀 불공평한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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