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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고재여리아2181

소 먹고 (광우병에게 걸려서) 외양간에서 잔다? 1987년 여름, 갑자기 남자 대학생 대여섯 명이 내 방에 들이닥쳤다. 나는 순순히 방을 비워주어야 했다. 아쉬웠다. 중학생이 되어 어렵게 확보한 방이었다. 며칠 동안 내 방은 그 대학생들의 땀냄새에 찌들어야 했다. 아버지는 대학생들이 우리 마을에 농활을 온 것이라고 했다. 마을 이장이 찾아와 대학생들을 들이면 앞으로 곤란해질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아버지는 “그럼 마당에 재우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전남대학교 학생들이었다. ‘해방 조국 00년’이라는 연호를 쓰는 그들은 나에게 믿을 수 없는 ‘괴담’을 들려주었다. 7년 전에 광주에서 군인들이, 북한군도 아닌 우리나라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을 수없이 죽였다는 것이었다. 무고한 시민들은 억울하게 폭도로 매도되었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내게 1980년.. 2008. 5. 23.
<온에어> 김은숙 작가에 대한 기억, 자정에는 만날 수 있어도 정오에는 만날 수 없는 여자 김은숙 작가에 대한 기억 자정에는 만날 수 있어도, 정오에는 만날 수 없는 여자 드라마 를 처음 보고 속으로 외쳤다. ‘나 저런 작가 알아. 김은숙이라는 작가가 있는데 딱 그 작가야.’ 다음날 인터넷으로 검색해 작가를 확인해 보았다. 김은숙 작가가 맞았다. 아주 상투적인 표현으로 묘사하자면 는 ‘김은숙의, 김은숙에 의한, 김은숙을 위한 드라마’였다. 작가가 주연이었고 출연 배우들은 조연이었다. 김은숙 작가가 인터뷰를 위해 일산까지 찾아가서 점심시간부터 두 시간이나 기다린 나를 외면한 후, 연락을 해본 적은 없지만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다. 아마 가 실패했다면 김 작가는 상당히 힘들어졌을 것이다. 방송사 안팎에 그녀가 망가져주기를 기대하는 작가와 PD와 배우와 기자가 수천명은 있었을테니까. 물론 이것은 .. 2008. 5. 16.
'소 먹고 외양간에서 잔다(광우병에 걸려서)' - 미친소가 바꾼 소에 관한 속담들. '미친소'가 속담을 바꾸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소 먹고 외양간에서 잔다(광우병에 걸려서)'로, '사람의 새끼는 서울로 보내고 마소의 새끼는 시골로 보내라'는 '사람의 새끼는 미국으로 보내고(조기 유학) 미친소의 새끼는 한국으로 보내라'로, '방둥이 부러진 소, 사돈 아니면 못 팔아먹는다'는 '광우병 걸린 소, 한국 아니면 못 팔아먹는다'로, '소 닭 보듯 한다'는 '미친소 조류독감 걸린 닭 보듯'으로. 바꾸어서 말해야 할 것 같다. '미친소'는 '미친소리'를 부른다. '미친소'에 대해 '무릎명박도사'는 해법을 제시하셨다. '국민이 안 먹으면 된다', '수입업자가 안 사오면 된다'라고. 맞다. 안먹으면 되고 안 들여오면 된다. 앞으로 다른 정책도 이와 같다면 국민이 걱정할 일이 없을 것 같다.. 2008. 5. 12.
2007 대선, 연예인들도 들이대라. 단, 확신범들만!(2007년 5월 작성) 2002 대선의 기억, "확신범들은 아름다웠다" 2007년 5월17일, 경의선과 동해선 두 남북횡단 열차의 시험운행이 있던 날 탑승자 명단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탑승을 못해서 말이 많았던 사람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였고 탑승을 해서 말이 많았던 배우 명계남 씨였다. 잔칫날 누가 열차를 타고 누가 못 타고가 그리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명계남 씨가 탄 것에 시비가 붙은 것이 흥미로웠다. 대표적인 친노 연예인인 명 씨에 대한 보수언론의 견제가 노무현 정부 말기까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계남과 문성근, 연예인 정치참여 새 장 열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끌며 배우 문성근 씨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명 씨의 활동은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새 .. 2008. 5. 10.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고, 참을 수 없는 것들을 참으며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고, 참을 수 없는 것들을 참으며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며, 참을 수 없는 것들을 참으며 고재열( 기자) 사람은 때로 쓸데없이 용감할 때가 있다. 내가 그랬다. '시사저널 삼성기사 삭제 사건'을 접하고 나는 갑자기 용감해졌다. 기자들이 파업하는 동안 발간된, 이른바 '짝퉁 시사저널'의 기사에 대해 '이것이 기사면 파리가 새다'라는 글을 에 올리고 회사로부터 무기정직을 당했다. 사람들은 내가 '무지 정직'한 탓이라고 위로했지만, 곧 금창태 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이 날아왔다. 사람들은 때로 위험할 정도로 용감할 때가 있다. 우리가 그랬다. '시사저널 삼성기사 삭제 사건'을 접하고 시사저널 선배와 후배들은 위험할 정도로 용감했다. 사장이 편집국장도 모르게 기사를 뺀 것에 대.. 2008. 5. 9.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곳이 바로 남한산성이구나' (2007년 6월 작성)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곳이 바로 남한산성이구나' 주> 2007년 6월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지난 6월17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시스템 문제를 다룬 ‘노무현 대통령 언론인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도 인터넷신문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었는데, 이 토론회를 보면서 대통령이나 언론단체 대표들이나 참 ‘한갓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파업기자 입장에서 보면 그랬습니다. 비유하자면, 임기를 반 년 정도 밖에 남겨놓지 않은 망해가는 명나라(노무현 정부)와 시급한 국방(언론자유) 문제는 팽개친 조선 사대부들이 공허한 고담준론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날은 시사저널 기자들이 청나라(삼성)의 기사 삭제 침입을 받고, ‘펜은 돈보다 강하다’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농성하기 시작한 지, 꼭 1.. 2008. 5. 9.
독자님들에게 보내는 편지(2007년 2월12일 작성) 독자님들에게 보내는 편지 2백37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너무나 유명해져 버려서,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시사저널 삼성기사 삭제 파문 사건’이 일어난 지 8개월이 되었습니다. 어렵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회사는 무더기 징계로 대응했습니다. 처음 파업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직장폐쇄를 당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우리의 싸움이 자본권력에 맞선 신성한 언론자유 투쟁이라고 그리고 경영진의 무도한 기사 삭제에 맞선 의로운 편집권 독립 투쟁이라고. 다 옳습니다. 그러나 이번 싸움의 가장 큰 의미는 독자들에게 시사저널 지면을 온전히 되돌려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권은 금창태 사장의 말처럼 편집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기자들만의 것도 아닙니다. 편집권은 독자들의.. 2008. 5. 9.
하루에 10년씩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5월9일) 하루에 10년씩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광우병 마녀사냥이 한창이다. 이들은 우매한 민중이 ‘광우병 괴담’교에 빠져있다며 그 배후에 있는 마녀를 잡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녀 사냥꾼은 크게 세 축이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 등 보수정부와 보수정당 그리고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가 그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불과 1년 전(아니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이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지적했고 이를 수입하려는 참여정부를 통렬하게 비난했다. 당시 농림부는 미국과 협상에 나서며 대응논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시중에 ‘광우병 괴담’으로 알려진 내용의 근간을 만들어냈다. 요즘 많은 .. 2008. 5. 9.
'위기의 기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첫 글을 열어봅니다. 기자들이 에서 ‘삼성기사 삭제 사건’에 항의해 파업할 무렵, 파업을 알리기 위해 함께 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파업을 하는 중이라 ‘기자로 살지 못한다는 것>을 써야 할 시기에 ’기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쓴 것이 역설적이기는 했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기자들이 함께 과 결별선언을 하고 어렵게 을 창간했는데, 요즘 다시 ‘기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프레스 프렌들리’하다고 말하는 이명박 정부에서 오히려 기자들이 ‘기자질 못해먹겠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스 프렌들리’가 ‘언론과 친한 정부’가 아니라 ‘압박과 친한 정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엇 때문일까? 언론계에는 ‘특종기자 단명한다’라는 속설이 있다. 특종의 뒤안길에 놓인.. 2008.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