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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독설/독설닷컴 칼럼25

나는 전교조에 베팅하겠다. 우리는 전교조에 빚지고 있다 1) 나는 전교조에 베팅하겠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결정에, 먹먹했다. 안에서 얼마나 많은 토론과 내부투쟁이 있었겠나... 밖에서 하는 모든 충고와 비난이 이미 안에서 오갔을 것이다. 시사저널 파업 때 생각이 났다. 상처를 주고 받았던 숱한 가시돋친 말들... 이 결정을 놓고 말들이 많다. 완벽한 결정이란 없다. 완벽한 실천이 있을 뿐이다.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의 뜻을 구현해내면 나중에 좋은 결정으로 인증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그들은 여덟명이 얻어맞는 것을 6만 명이 나눠서 맞기로 했다고. 여덟명을 버리고 6만 명이 싸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런다고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6만 명이 얻어맞으면 더 많은 수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교조를 보면서 베트남의 현대사를 떠올렸다. 당대의 .. 2013. 11. 6.
성재기의 투신과 안도현의 투시는 다르지 않다 어제 경향신문 기사의 일부다. “문인 200여명이 최근 절필을 선언한 시인 안도현씨(52·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선택을 지지하고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도현씨는 지난달 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문인들은 29일 '절필이 강요되는 시대, 우리는 함께 싸운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안도현 시인의 결단은 단지 한 시인의 절필 사건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 펜을 놓는 선언적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이상 징후를 경고했다"며 "국가권력의 횡포로 우리 대한민국의 문인들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이 침체되거나 위기를 맞게 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안도현이 되는 걸 주저하지 않.. 2013. 7. 30.
서울, 기억의 시효를 묻다 싸이의 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을 찾는 외국인이 늘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기자는 신사동 가로수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의 인기가 강남의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처럼 보도했다. 에 가로수길이 나왔냐는 것은 논외로 하고 이 보도를 보면서 문득 ‘서울은 기억의 시효가 얼마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 보도를 보고 떠올린 곳은 드라마 의 촬영지였던 계동 중앙고등학교 앞 거리였다. 빛바랜 배용준 사진들이 문방구에 걸린 그 거리는 이미 쇠락해 있었다. 간간이 일본 관광객이 찾기도 했지만 옛 영화는 잊은 지 오래였다. ‘이렇게 가, 배용준이 저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강남스타일’의 QR코드를 설치하는 그 곳도 그렇게 곧 저물 것이다. 안타깝게도 댄스가요는 발라드보다 시효가 짧다. 불.. 2013. 5. 30.
5-18 광주와 아버지, 그리고 내가 얻은 교훈... 5-18과 아버지, 그리고 내가 얻은 교훈 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1987년 여름에서야 알았다.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진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우리집에 전남대학교 농활대 학생들이 묵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대학생들이 내방을 일주일 넘게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싫었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내방을 갖게 되었는데 그걸 내주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우리집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건성으로 인사했다. 그리고 마을 아이들을 모아 농민가 등을 가르쳐 주었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밤 그 영상물을 보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중에 그 영상물을 제작한 사람이 ‘푸른 눈의 목격 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독일 언론인 유르겐 힌츠페터 (Juergen Hinzp.. 2013. 5. 18.
소셜미디어 한계론의 한계, 혹은 문제점 지적의 문제 멍청아! 문제는 언론 장악이야 이렇게 비유할 수 있겠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는 미디어들이 플레이어로 뛰는 이슈 축구장의 미드필더다. 그동안은 상대편 보수진영의 조중동 미드필더가 넘겨주는 공을 받아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정치인들이 골을 주로 넣었는데, 나꼼수가 등장하고부터 판도가 달라졌다. 진보진영 정치인들도 한골 두골 골을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보진영 정치인들이 나꼼수로부터 공을 패스받아 넣은 골이 바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박원순 당선이다. 판판이 밀리던 이슈 축구장에 팽팽한 균형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양심적인 방송인들이 퇴장당한 상황(MBC KBS YTN 파업)에서 나꼼수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처럼. 그런데 잘 나가던 나꼼수가 삐끗했.. 2012. 5. 30.
괴담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 없다 “괴담은 꽃일 뿐, 결코 뿌리가 될 수 없다” 요즘 괴담타령을 하고 있는 보수 정치인 혹은 보수 언론인에게 해주고 싶은 식의 답이다. 보수언론과 보수정치인들은, 세상은 멀쩡한데 사람들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럼 무엇이 멀쩡한 것이고 무엇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인가, 우리의 현실과 현실인식을 냉정히 따져보자. 세 가지만 짚어보자. 하나. 괴담은 언제 횡행하는가? 왕이 대비를 죽였다는 것(연산군), 청산리와 봉오동에서 독립군이 일본군을 몰살시켰다는 것, 광주에서 군인들이 시민을 죽였다는 것, 그 시대에는 모두가 괴담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었나? 거짓이었나? 언로가 막힐 때 진실은 괴담의 외피를 입고 전달된다. 하나 더 짚어보자. 현실이 괴담을 능가하는 시대다. 대통령이 아들 명의로 사저를.. 2011. 12. 8.
토론대회에서 이기는 몇 가지 방법 토론이 대세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대회는 물론이거니와 고등학생 대상의 각종 토론대회가 난립한다. 이 대세에 최근 편승했다. 심사위원 자격으로. 문제의 당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가도 아닌 그들의 ‘승부를 위한 토론’을 지켜보면서 문득 왜 토론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토론의 당사자였을 때도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은 마찬가지였다. 지상파, 케이블, 지역방송, 라디오의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토론했다. 할 말을 다 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머릿속이 헝클어진 느낌이었다. 토론을 지켜볼 때도 그렇다. 사고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편견이 굳어졌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최근 한 고등학생 대상의 토론 프로그램 심사를 하고 와서 그 답을 얻을.. 2011. 9. 22.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 주) PD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 문안을 보자. ‘무상급식 지원 범위에 관하여’라는 질문에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실시’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 실시’라는 답변 중에서 고르도록 되어 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질문은 ‘지원 범위’에 관하여 물으면서 ‘지원 시기’까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조건이 두 가지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경우의 수는 네 가지가 된다. 소득 하위 50%에게만 할 것이냐, 전면적으로 할 것이냐와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할 것이냐,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이 두 가지 조건이 결합한 네 가지 보기가 나와.. 2011. 8. 25.
촬영 직전 MBC 출연거부 선언을 한 이유 대의를 위해서 소의를 저버릴 수는 있어도 소의를 위해서 대의를 저버릴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MBC가 사회적 쟁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출연자를 제한하는, 일명 ‘소셜테이너 금지법’인 고정출연 제한 사규를 확정했네요. 이는 헌법이 밝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에 반하는 것으로 저는 반대합니다. 폐지될 때까지 MBC 출연을 거부합니다. 최근 MBC 프로그램 중에서 저를 위한 코너를 마련해 준 곳이 있었지만, 그래서 이번 주말부터 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실험을 하는 것이어서 저도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출연을 거부하겠습니다. 제작진에게는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모든 기획이 끝나고 촬영만 앞둔 상황이라서 제작진에게는 크게 누가 되겠지만, 더군다나 외주제작사가 하는 것이라서 미안한.. 2011. 7. 18.
소셜테이너 논쟁과 관련한 주요 논점들 소셜테이너 개념의 저작권자로서, 작금의 소셜테이너 논쟁과 관련된 논점을 정리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폴리테이너 vs 소셜테이너 : 대선 주자 지지 활동을 하는 폴리테이너는 미래 권력에 '투자'한 것이고 힘 없는 노동자 목소리 들어주는 소셜테이너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희생'한 것이다. 둘은 동급이 아니다. 1-1) 물론 폴리테이너도 다 동급은 아니다. 유인촌은 얼굴 마담으로 활동했지만, 문성근 명계남은 조직 활동과 이데올로그를 제공했다. 당선 이후 유인촌은 낼름 장관직을 따 먹었지만 둘은 과실을 따먹지 않았다. 1-2) 물론 폴리테이너 활동도 용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견해가 많기 때문에 굳이 소셜테이너와 구분하는 것이다. 폴리테이너 활동은.. 2011. 7. 16.
'독설닷컴'은 왜 쿨하게 사과하지 않는가 의 저자, 정재승 교수를 얼마 전 만난 적이 있다. 좋은 사과법을 배웠다고, 책을 읽어보고서 내가 지금까지 잘못된 사과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나의 사과법은 잘못된 사과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쿨하게, 사과하지 않는 법’도 있다고 항변했다. 사과한다는 것은 남들의 기대를 채워주는 것인데, 기대를 채워주지 않고 그냥 부족하게 사는 것도 또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쿨하게,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 예언처럼 실현되었다. 트위터에 올린 잘못된 글 때문에 사람들이 크게 항의했다. 분명한 사과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나는 역으로 그것이 이해든 오해든 나는 나일뿐이라며 이런 내가 싫으면 싫어하라, 라고 선을 그어 버렸다. 쿨하게 사과하고 끝냈어야 할 일을 사과하지 않고 키웠다.. 2011. 4. 6.
대학 신입생들에게, '대학은 좋은 답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구하는 곳' 주> 서울대 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서울대 신입생들을 위한 칼럼인데, 다른 신입생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해서 올립니다. 수억 원의 상금을 내걸고 진행되는 TV 오디션 프로그램, , , 같은 프로그램은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 검투사 시합을 닮았다. 젊은 지원자들이 오디션이라는 원형경기장에서 박 터지게 싸우고, 기성세대 관객들은 TV로 구경하며 응원 함성을 보내고, 연예인 심판들은 엄지손가락 올렸다 내렸다하며 합격 불합격을 결정짓는다. 로마시대 검투사 시합보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은 점이 있다면 목숨을 걸고 싸우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한 명의 승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들은 심사위원들의 갖은 독설을 받아내야 한다. ‘음악의 신’처럼 군림하는 심사위원 앞에서 왜 그들은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 2011. 3. 15.